
“’킹덤’과는 다른 의미의 판타지 드라마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를 연출한 오진석 감독은 드라마를 현실 속 판타지라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20대 청춘들이 한 집에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린다. 지난 1월 공개된 ‘킹덤’에 이어 국내에서 제작된 두 번째 넷플릭스 드라마다. 오 감독은 “최근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 ‘혼술족(혼자 술 먹는 사람들)’ 등 홀로 생활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좋아하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는 일이 판타지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18일 공개된다. 세계 최대 영화ㆍ드라마 전문 사이트 IMDb에서 TV쇼 차트 10위권에 오를 정도로 흥행한 ‘킹덤’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한국에 사는 20대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이들이 자주 방문하는 서울 홍익대 인근과 연남동 등에서 주로 촬영했다. 청춘 드라마 장르에서 흔히 다루는 20대를 향한 위로와 격려, 당위가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오 감독은 “청춘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켜보는 드라마”라며 “연배가 있는 사람이 보면 ‘그때는 큰 고민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왜 그랬을까’라며 슬며시 웃음이 나올 것이고, 배우 또래 시청자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공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감독은 2003년부터 SBS에서 여러 드라마를 연출했다. 2017년 ‘엽기적인 그녀’와 2015년 ‘용팔이’가 대표 작품이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그가 지상파 방송을 떠난 뒤 연출한 첫 드라마다. 오 감독은 넷플릭스와 지상파 방송 드라마 제작의 차이를 ‘예민’과 ‘쿨(Cool)’로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대본의 방향성에 대해 지상파 방송보다 세밀하고 예민하게 다뤄, 연출가로서 흥미로웠다”며 “예민한 부분이 해소되면 나머지 영역은 연출가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쿨’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킹덤’처럼 시즌 드라마다. 첫 시즌은 8부작이고, 후반부는 추후 한꺼번에 공개된다. 오 감독은 “원래 16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였는데, 대본이 묘하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져 자연스레 넷플릭스 형식과 맞게 됐다”며 “전반부는 청춘들의 풋풋한 씨앗이 뿌려지는 것을 그렸다면, 후반부는 씨앗이 발화해 연애도 꿈도 반 뼘씩 성장하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