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유출해 처벌 받은 의사가 이를 속이고 공공의료기관인 전남 순천의료원에서 2년간 근무해온 사실이 뒤늦게 적발됐다. 순천의료원은 지난 4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의사 A씨를 즉각 해임했다.
11일 순천의료원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지방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로 근무하던 중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50시간 및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을 선고 받았다.
성관계 영상 유출 사건으로 대학병원에서 나온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재판 도중인 2017년 3월 순천의료원에 입사했다. 입사 후 1년가량 근무할 당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지만 이후에도 병원에 알리지 않고 계속 근무했다. 지난해 7월 순천시의 성범죄 의료인 점검에서도 발각되지 않았다.
성범죄 의료인의 경우 의료법에 따른 제재는 없지만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에 따라 일정기간 유치원ㆍ학교ㆍ병원 등에 취업이 금지된다. 뒤늦게 A씨의 성범죄 전력을 파악한 순천의료원은 A씨를 직위 해제한 후 지난 4일 해임했다.
순천의료원 관계자는 “입사 시 확정판결이 나지 않아 범죄 사실을 알 수 없었고 입사 후에도 순천시의 성범죄자 의료인 취업 일제점검에서 특별한 통보가 없어 성범죄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았다”며 “입사 시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면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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