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뺑소니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뮤지컬 배우 손승원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다만 이날 1심에서 재판부가 손승원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하지 않으며 ‘윤창호법 1호 연예인’이라는 오명은 운 좋게도 피해갔다.
11일 오전 열린 선고 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홍기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사상죄(일명 ‘윤창호법’),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손승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근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법이 개정돼 시행되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미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또다시 사고를 내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경찰에게 동승자가 운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며 책임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여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다만 손승원이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죄로 기소됐음에도 재판부는 법리적 이유로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개정법에 관한 입법 취지를 간과할 수 없고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판 당시 실형을 피하기 위해 변호인과 함께 반성의 뜻과 재활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던 손승원이지만 결국 그는 1년 6개월의 실형 선고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손승원은 사실상 ‘병역 면제’가 됐다. 병역법 시행령 제 136조에 따르면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그에 해당하는 금고형을 선고 받을 경우 5급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다만 손승원이 이후 항소할 경우, 2심 결과에 따라 병역 여부도 달라질 전망이다.
한편 손승원은 지난 해 12월 26일 오전 4시 20분께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무면허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다른 승용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사고로 인해 피해차량 운전자 및 동승자가 경상을 입었다. 당시 손승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06%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여기에 손승원이 앞서 다른 음주 사고로 인해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더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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