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 10명 중 2명이 결핵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97%는 당장은 균이 활동하지 않아 결핵환자로 분류되지 않지만 향후 발병할 가능성이 있는 잠복결핵감염 양성자였다.
질병관리본부는 2018년도 결핵역학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결핵역학조사는 학교나 직장, 의료기관 등 집단시설에서 결핵환자가 발생할 경우,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감염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2013년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신고된 결핵환자는 모두 3만3,796명으로 질본은 이들이 속한 집단시설 4,041개소를 현장 조사했다. 그 결과 12만2,913명이 접촉자로 분류됐고 결핵검사 후 결핵환자 181명을 새롭게 찾아냈다. 특히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5만334명을 추려 검사한 결과 9,263명이 잠복결핵감염자로 진단됐다. 잠복결핵감염은 몸 안에 균이 존재하지만 활동하지 않아 결핵이 발병하지는 않은 상태로 타인에게 결핵을 바로 전파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결핵균에 감염된 중 10%가량이 추후 발병하는데 발병 이후엔 다른 사람에게 균을 전파할 수 있다. 잠복결핵감염 검사를 받은 사람 가운데 양성자 비율은 교정시설(40%) 의료기관(30%) 사회복지시설(29%) 순으로 높았다.
이밖에 신고된 결핵환자들의 가족접촉자 3만380명 가운데서도 결핵환자 154명이 발견됐다. 잠복결핵감염자는 6,711명에 달했다. 가족의 22.5%가 결핵균에 감염된 것이다. 가족접촉자는 호흡기 결핵환자가 결핵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3개월 이전부터 같은 주거 공간에서 생활한 가족과 동거인을 말한다.
박미선 질본 결핵조사과장은 “잠복결핵감염 양성자의 경우 미치료자가 치료자보다 결핵 발병 위험이 3~4배 높으므로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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