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개점휴업’ 뒤숭숭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초 잡아놨던 휴가 계획을 취소했다. 대표 혼자서라도 최고위 회의를 이어가면서 당 정상화에 매진한다는 각오로 읽힌다.
손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월례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회의가 파행이어서 이 참에 (회의를)하루 좀 쉬자고 생각해 오늘, 내일 이틀 휴가를 내려 했는데 못 내게 됐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최고위원들이 모두 참석해 주기를 말씀 드리고 나오시든 안 나오시든 저는 내일 최고위 회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바른미래당은 하태경ㆍ권은희ㆍ이준석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최고위 회의를 ‘보이콧’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관영 원내대표가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으면서 최고위원 7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최고위 회의에 빠지는 ‘개점휴업’ 상황이 예견되자, 손 대표는 12일 아예 휴가를 내고 회의를 열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휴가 계획이 알려지며 안팎에서 “당이 위기다”, “손 대표가 거취를 두고 고민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등 뒷말이 나오자, 휴가 계획을 접고 수습에 매진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대표만 참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12일 최고위 회의는 한미 정상회담 관련 당대표 기자간담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당분간 이 간담회를 비롯해 최소한의 일정만 소화하며 세 최고위원을 따로 만나 복귀를 설득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세 최고위원이 당무거부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가 아직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하면, 전체 최고위원이 9명으로 늘어 3명이 보이콧을 강행하더라도 안건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재적위원과반수)를 채울 수 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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