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임금고의ㆍ상습 체불 사업주 공개
조경사업을 했던 A씨는 주로 취업 취약계층인 노인들을 고용한 뒤 임금을 고의적으로 주지 않았다. A씨는 노인들의 체불 항의에 “일을 더 하면 밀린 임금을 주겠다”고 꼬드겨 일을 시킨 뒤에도 다시 임금을 주지 않았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A씨에게 피해를 입은 노인만 총 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11일 A씨처럼 상습적으로 고액의 임금체불을 한 사업주 242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최근 3년 동안 임금체불로 2번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최근 1년 동안 체불액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가 공개됐다. 이들의 성명, 나이, 상호, 주소 등 인적 사항과 체불 금액은 앞으로 3년 동안 고용부 웹사이트, 지방노동관서 게시판, 관보 등에 게재된다.
고용부가 이날 공개한 명단을 보면, 임금을 고의·상습적으로 체불한 사업주는 5인 미만 사업장(104명)에 가장 많았다. 5∼29인 사업장(95명), 30∼99인 사업장(16명)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81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건설업(73명), 금융·보험·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51명),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23명)이었다.
임금체불이 상습적이고 규모가 큰 사업주 419명은 신용제재도 받는다. 고용부는 인적 사항과 체불 금액 등이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돼 앞으로 7년 동안 신용관리 대상자로 등재되고 대출 등에 제한을 받게 된다.
이번 명단 공개 대상자는 고용부가 지난해 12월24일부터 3개월 동안 공개 대상 사업주들에게 소명 기회를 줬지만, 따르지 않은 경우다. 이 기간 체불 임금을 모두 청산한 사업주와 체불 임금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구체적인 청산 계획을 내놓은 사업주 등 33명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