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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박준배 시장 딸 공연에 혈세 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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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박준배 시장 딸 공연에 혈세 퍼주기

입력
2019.04.10 17:26
수정
2019.06.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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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약 통해 사업 밀어주고

계획에 없던 뮤지컬공연 급조

전북 김제 모악산축제가 열린 지난 5일 박준배(왼쪽 아홉번째) 시장이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창작뮤지컬 ‘본주’ 공연이 끝난 뒤 딸(왼쪽 일곱번째)과 내외빈 등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시장 딸은 이 작품에 배우로 출연했다.
전북 김제 모악산축제가 열린 지난 5일 박준배(왼쪽 아홉번째) 시장이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창작뮤지컬 ‘본주’ 공연이 끝난 뒤 딸(왼쪽 일곱번째)과 내외빈 등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시장 딸은 이 작품에 배우로 출연했다.

전북 김제시가 축제ㆍ문화 행사를 추진하면서 뮤지컬배우로 활동 중인 박준배 시장의 딸이 출연하거나 연관된 극단에 공연을 밀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김제시는 노인층이 많은 지역 특성상 뮤지컬공연이 생뚱맞고 부적절하다는 시의회 지적이 있었고 시장 딸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수의계약을 통해 공연비용 수천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뮤지컬은 5개월 사이 4차례 공연됐으며 박 시장 지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특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김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8일 모악산축제 기간 뮤지컬공연을 위해 극단 3곳과 수의계약을 했다. 올해 12회째 맞은 모악산축제에서 뮤지컬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비용은 극단 별로 1,600만원씩 총 4,8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들 극단은 뮤지컬배우와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 시장의 딸 박씨와 직ㆍ간접적인 친분이 있는 업체로 알려졌다. 박씨는 모악산축제 개막일인 지난 5일 A극단의 뮤지컬 작품 ‘본주’에 직접 배우로 출연했다. 다음날 B극단 뮤지컬 공연에서는 안무 등을 지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뮤지컬공연은 이미 지난해 시의회 예산심의 때 특혜시비와 지역 특성상 맞지 않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제시의회 한 의원은 “지난해 12월 모악산축제 예산심의 과정에서 창작뮤지컬 예산이 시장 딸과 연관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예산을 세우면 오히려 시장에게 득이 될 게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행정지원위원회 오상민 의원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뮤지컬을 국악과 농악에 익숙한 고령의 노인들이 좋아하겠냐”고 지적했다.

뮤지컬 예산을 축제와 별도로 편성해가며 축제기간 하루 한차례씩 3일 동안 매일 공연을 진행한 점도 문제다. 박두기 의원은 “모악산축제 예산을 하나로 묶어서 편성해야지 몇 개로 나눴다”며 “의원들이 모른다고 여기저기 예산을 (숨겨서) 편성하느냐. 이런 축제가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김주택 의원은 “의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지 뮤지컬 (예산) 세워서 따로 하려는 것 아니냐. 이미 개인적으로 정해 놓고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것이냐”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행정지원위는 이 같은 이유로 집행부가 편성한 뮤지컬공연 예산 5,0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하지만 며칠 뒤 열린 예결위에서 의원들의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관련 예산이 부활됐고 결국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준배 김제시장 딸(무대 왼쪽 두 번째)이 지난 5일부터 열린 모악산축제에 처음으로 선보인 뮤지컬 공연에 출연한 극단 단원의 안무를 지도하고 있다.
박준배 김제시장 딸(무대 왼쪽 두 번째)이 지난 5일부터 열린 모악산축제에 처음으로 선보인 뮤지컬 공연에 출연한 극단 단원의 안무를 지도하고 있다.

문제는 그 동안 모악산축제에서 한 번도 선보인 적이 없는 뮤지컬공연이 어떻게 기획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청 안팎에선 박 시장이 직접 공연을 지시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제시청의 한 직원은 “모악산은 원불교, 기독교, 불교, 가톨릭 등 각 종단의 유적지가 분포해 축제가 종교에 치우쳐 문화축제로 이미지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며 “이번 뮤지컬공연은 시장의 지시로 진행됐고 딸이 출연진에 포함된 사실을 알고 다소 부적절하다는 생각은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6일 김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회복 문화콘서트 ‘고향으로 가는 길, 김제로 가자’라는 주제의 뮤지컬공연에도 박 시장의 딸이 출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공연은 김제시 본예산에 편성되지 않아 애초 계획에 없었으나 서울의 한 극단이 박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중순 김제시에 먼저 제안을 통해 진행된 급조된 사업이다. 극단에는 박 시장 딸이 포함돼 있었고 해당 작품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박씨는 시와 극단간의 계약체결 전 김제시 해당 부서를 찾은 것으로 확인돼 사업을 따내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제시는 이후 이 극단에 수의계약으로 공연비용 2,700만원 전액을 지원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 화합 등을 위해 마련한 기획공연으로 시장 딸이 부서를 찾아왔지만 계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박 시장 들어서 뮤지컬공연이 급증하면서 특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박 시장 취임 후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5개월 사이 딸이 출연했거나 안무 지도 등을 진행한 뮤지컬공연은 3, 4편으로 관련 예산만 8,000여만원에 이르고 모두 수의계약으로 지원됐다. 시민 혈세가 작품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예술 공연에 쏟아 붇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민 김모(53)씨는 “시장 딸이 등장하는 특정 공연에 혈세를 펑펑 써도 되는 것이냐”며 “시장 딸이 소속된 극단이 수의계약으로 공연을 따냈다면 명백한 특혜다”고 시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김제시, 시장 딸 뮤지컬 공연 특혜” 관련 반론보도문

본보는 “김제시가 모악산 축제를 개최하면서 뮤지컬 공연을 편성하고 이 공연에 박준배 시장의 딸이 출연하거나 관련 공연의 안무 등을 지원했는데 이는 시장의 공연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의혹이 있어 특혜 논란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제시는 “모악산 축제에서 선보인 3편의 뮤지컬은 시장이 후보자 시절부터 공약한 사업으로 모악산에 산재해 있는 종교와 문화를 시민이 알 수 있도록 상생문화라는 주제로 연출한 것이고 수의계약 과정에서 불법이나 부정은 없었으며 시장의 딸이 김제시의 해당 부서를 찾은 것은 극단을 소개시켜주기 위한 것이지 사업을 따내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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