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용동향 발표… 노인 일자리 10만개 늘고, 40대ㆍ제조업 취업자는 크게 줄어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5만명 늘어나며 두 달 연속 2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작년 2월부터 12개월 연속 이어진 ‘고용 쇼크’가 표면적으론 잦아드는 모양새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고용이 본격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경제의 주축이자 허리인 제조업과 40대 고용한파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취업자, 두 달 연속 20만명대 증가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2,680만5,000명)는 1년 전보다 25만명 늘었다. 2017년 월 평균 31만명 수준이던 취업자 증가 숫자는 작년 2월 이후 계속 10만명대 안팎에 머물렀다. 지난해 7~8월엔 마이너스 문턱까지 갔다. 그러다 올해 2월(+26만3,000명) 반등 후 두 달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우선 비교시점인 작년 3월 취업자 증가폭이 11만명대에 그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또 지난달 도로변 쓰레기 줍기, 초등학생 등ㆍ하굣길 안내 등 노인 일자리를 얻은 60세 이상 노인이 최대 10만명이고, 이들 상당수가 취업자에 포함됐다. 이에 지난달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17만2,000명 늘었다.
전문ㆍ과학 및 기술서비스업(대기업 연구소ㆍ컨설팅 등) 취업자도 8만3,000명 늘며,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림어업(+7만9,000명) 정보통신업(+5만5,000명)도 많이 늘었다. 2017년 6월~올해 1월 매달 평균 4만2,000개씩 일자리가 사라졌던 음식숙박업(+2만4,000명)도 반등했다. 반면 제조업(-10만8,000명) 도ㆍ소매업(-2만7,000명)은 부진했다.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비중)은 60.4%로 0.2%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통계 작성 이후 3월 기준 가장 높았다. 특히 40대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상승ㆍ유지됐다.
◇40대 고용률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하지만 고용 회복세를 말하긴 어려워 보인다. 먼저 취업자의 노령화가 가파르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34만6,000명 늘었다. 역대 최고치였던 2월(+39만7,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30만명대 증가세다. 만약 지난달 60대 취업자 증가 숫자가 작년 평균 수준(+23만4,000명)이었다면,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은 약 14만명에 그친다. 게다가 이들 대다수는 월 보수 27만원의 노인 일자리를 얻거나, 농림어업에 취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30대(-8만2,000명)와 40대(-16만8,000명)에선 일자리가 25만개 사라졌다. 특히 40대 취업자는 1991년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인구감소 요인을 배제한 40대 고용률도 0.6%포인트 하락(78.6→78.0%)하며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30~40대가 주로 취업하는 제조업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0만8,000명 줄며 작년 4월부터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임용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노인 일자리 영향을 배제한) 15~64세 취업자 증가 수가 2월 0명에서 3월 3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고용 회복의 조짐은 있다”며 “다만 민간 일자리가 회복됐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양적 지표는 개선됐지만, 주 36시간 미만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일자리 질이 개선됐다고 볼 순 없다”며 “청년이나 신중년(50대), 노인 등과 달리 일자리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30~40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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