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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주사 딱 한 번… 돌연변이 유전자 이용한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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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주사 딱 한 번… 돌연변이 유전자 이용한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

입력
2019.04.10 14:38
수정
2019.04.10 21:5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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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왼쪽)과 골다공증 환자의 고관절 단면 사진.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골밀도가 정상인에 비해 낮아 뼈 속이 비어있는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정상인(왼쪽)과 골다공증 환자의 고관절 단면 사진.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골밀도가 정상인에 비해 낮아 뼈 속이 비어있는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우연히 발견된 유전자 돌연변이가 전 세계 최소 2억명이 고통 받는 골다공증에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의 길을 텄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도 효과를 인정했다. 제조사는 한 달에 한 번 주사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폐경기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골다공증은 뼈의 밀도가 낮아져서 생기는 질병이다. 골다공증을 가진 환자는 엉덩이나 척추 등에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비스포스포네이트라는 성분이 주재료인 기존 치료제는 뼈가 손실되는 것을 막아주지만 새로 뼈를 만들지는 못한다. 또 다른 치료제인 부갑상선 호르몬제는 뼈를 생성시키지만 때로는 뼈를 부수기도 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로모소주마브’라는 신물질을 바탕으로 새로 발명된 치료제는 다르다. 두 건의 대규모 임상 시험 결과 뼈에 손상이 가지 않으면서도 뼈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제약회사 암젠과 벨기에 제약회사 UCB가 합작해서 개발했다.

골다공증에 관한 한 신약의 효과는 굉장하다. 이 약을 처방 받은 환자들은 평균 15% 이상 골밀도가 높아졌다. 청소년기에나 나올 수 있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골밀도가 6% 높아지면 뼈의 강도는 두 배로 뛴다고 알려져 있다. 임상 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기존의 약물 복용 환자에 비해 골절 빈도가 줄어들었다. 신약을 투약 받은 환자 2,046명 중 127명에서만 척추 골절이 발견된 반면, 기존 약물 사용자 2,047명 중에서는 243명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편의성에서도 압도적이다. 한 달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된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기반 치료제는 주 1회 약을 복용해야 하고 복용 후에도 최소 30분은 누워 있어야 하는 등 활동이 제약된다. 부갑상선 호르몬제는 주 1회 복부에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이 신약 개발은 우연한 발견에서 비롯했다. 196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집단을 연구하던 중 뼈가 이상 증식하는 사례가 보고된 것이다. 2001년 과학자들은 그러한 사례가 유전자 돌연변이의 결과라는 것을 밝혀냈다. 인체가 뼈를 만드는 과정을 과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기적의 골다공증 치료제도 약점이 있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의 부작용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2,040명 중 50명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났는데, 기존 치료제를 처방 받은 집단(2014명)에서는 38명에 그쳤다.

그래서 FDA도 지난 1년 동안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을 겪은 사람들은 사용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의사들도 약물 처방을 놓고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관절 통증과 두통, 주사 부위의 염증도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제조사도 심혈관 질환 유발 가능성에 대해 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트 클락 메이요의대 교수는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들이 특이 케이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FDA는 9일(현지시간) 골다공증 치료가 시급한 폐경기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정 판매를 승인했다. 신약의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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