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당부하검사로 숨겨진 환자 90% 찾아
공복 혈당만 재는 국가건강검진만으로 놓치는 당뇨병 환자가 240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에 참여한 국가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전(前)단계(공복혈당 100~125mg/dL)인 성인 1,706명에게 경구포도당부하검사와 당화혈색소(HbA1c)검사를 시행한 결과, 456명(26.8%)이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국가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전단계인 사람의 26.8%가 추가 선별검사에서 당뇨병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를 ‘2018년 대한당뇨병학회 팩트 시트’에 적용하면 국내에서 숨겨진 당뇨병 환자가 240만명으로 추정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500만여명(2016년 기준)인데 이처럼 숨겨진 환자까지 합치면 800만명이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240만명이나 되는 숨겨진 당뇨병 환자를 찾기 위해 당뇨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선별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숨겨진 당뇨병을 찾기 위해 많이 하는 검사로는 경구포도당부하검사다. 이 검사로 숨겨진 환자의 90%를 제대로 진단했다. 당화혈색소검사로는 30% 정도를 진단했다.
문제는 당뇨병 선별검사가 모든 성인에게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구포도당부하검사는 검사시간이 길고, 검사법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경구포도당부하검사 시 환자는 250~300mL 물에 희석한 포도당 75g이나 150mL의 상품화된 포도당용액을 5분 이내 마셔야 한다. 2시간 뒤 포도당부하 후 혈장혈당 측정을 위해 피를 뽑아야 하므로 모든 성인에게 시행하기 어렵다.
당화혈색소검사는 1회당 5,000~6,000원의 검사비가 들지만 경구포도당부하검사보다 진단 정확도가 낮다. 지난달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19)에서는 당화혈색소검사만 진행하면 당뇨병 환자를 많이 놓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대중 교수는 “공복혈당검사, 당화혈색소검사, 경구포도당부하검사 가운데 하나만 진행하면 당뇨병 환자를 놓치기 쉬워 3가지 검사 모두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임상에서 3가지 검사를 모두 시행하기 어렵고 특히 경구포도당부하검사는 현실적으로 임상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 경구포도당부하검사를 제외한 나머지 두 가지 선별검사를 병행하면 각 검사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경구포도당부하검사까지 건강검진에 포함하기엔 무리가 있어 공복혈당이 100~125㎎/dL인 당뇨병 고위험군만이라도 당화혈색소검사를 추가로 시행하자고 학계에서 주장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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