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110억 달러(약12조5,000억원)에 해당하는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EU는 즉각 보복관세 준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세계무역기구(WTO)는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이 미국에 불리하게 영향을 끼쳤다고 판정했다"며 "미국은 이제 110억 달러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EU는 수년간 무역에 있어서 미국을 이용했다"며 "그것은 곧 끝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EU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USTR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급을 지적하며 이 관행이 철회될 때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USTR은 에어버스 보조금에 대한 WTO의 판정을 근거로 미국이 EU 불공정 관행의 피해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U 보조금으로 미국이 무역에서 보는 피해가 연간 110억 달러이며, 이 액수에 상당하는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EU의 보복(관세) 권리를 사용할지 곧 결정할 것"이라며 "EU는 보복관세를 결정하기 전 WTO에 중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의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EU 양측이 우호적으로 타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경제문제를 봤을 때 우리가 무역충돌을 할 만한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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