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악용 더는 묵과 못해”
청와대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 산불 화재가 시작된 당일인 지난 4일 저녁 언론사 사장들과 술을 마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확산되자 강경대응을 천명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지 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이 산불이 있었던 4일 신문의 날 행사를 마치고 언론사 사장과 술을 마셨다는 등 터무니없는 ‘가짜뉴스’가 최근 시중에 떠돌았다”며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 부대변인은 “‘이런 거짓말을 누가 믿겠는가’라고 생각해 대응하지 않았으나 일부 정치인들이 면책특권에 기대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부대변인은 “최초로 거짓말을 유포한 ‘진성호 방송’과 ‘신의 한수’에 대해 청와대는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성호 방송’과 ‘신의 한수’는 유튜브 방송이다. 앞서 ‘진성호 방송’ 진행자인 진성호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이 언론사 사장들과 술을 마시느라 위기관리센터에 늦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청와대의 이런 조치는 문 대통령의 당일 행적에 대한 왜곡된 주장이 정치권을 거쳐 증폭되면서 자칫 국민에게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불) 대응 3단계 격상 후 회의 주재가 매우 늦어 초기 진화에 문제점이 있었다”며 “많은 국민이 (대통령) 지병설, 숙취 의혹을 얘기한다”고 언급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도 “(오후) 11시11분에 회의를 시작하는데 왜 VIP(대통령)가 0시20분에 회의에 참석했는가. 술 취해 있었는지 그 내용이 궁금한 것”이라고 문 대통령의 음주 의혹을 제기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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