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세번째…앞선 두차례 음성, 무혐의 처분
방송인 하일(60·미국명 로버트 할리)씨는 “방송 생활의 스트레스 때문에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씨가 마약 관련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과 지난해 두 차례 마약 관련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다만 두 차례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와 무혐의 처분 받았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하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하씨가 범죄사실을 일부 시인했고, 국과수 예비검사 필로폰 양성반응(소변), 주사기 압수, 마약류 구매대금 입금장면 확인 등 범죄가 소명됐기 때문이다.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도 했다.
하씨는 지난달 중순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매하고 이달 초 자신의 집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8일 오후 하씨의 서울 집에서 마약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를 발견, 압수했다. 필로폰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하씨가 지난달 중순 은행을 찾아 마약 판매책 은행 계좌에 현금 수 십 만원을 무통장 입금하는 모습이 담긴 은행 폐쇄회로(CC)TV도 확보했다.
하씨에 대한 마약 반응 간이검사(소변)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왔다. 하씨도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씨는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라고 심경을 말했다.
경찰은 9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하씨의 모발과 소변 등을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하씨의 마약 투약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오전 ‘평소 종교신념과 다른 행동이어서 믿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누명을 쓴 것 아니냐’는 등 각종 의혹이 온라인상에 확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추적은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을뿐더러 우리도 나중에야 하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간이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고, 현금을 입금하나 사진까지 나왔기 때문에 인터넷 상에 떠도는 각종 의혹은 단순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경찰은 하씨가 2017년과 지난해 각각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와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마약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A씨가 “하씨와 함께 투약했다”고 진술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경찰은 당시 하씨를 소환 조사했지만 이렇다 할 물증을 찾지 못했다. 국과수 마약 검사(소변 및 모발 등)에서도 음성판정이 나와 검찰에 불기소(혐의 없음) 송치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경찰 관계자는 “하씨가 머리 염색을 하고 온몸을 제모, 의심을 했지만 마약 검사결과 음성판정이 나온데다 다른 물증을 찾지 못해 불기소 처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하씨도 ‘흰머리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염색하고 수시로 제모를 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청 사건은 내사종결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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