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수중작전 최신 기술까지 포함”… 대북제재 탓 실제 거래 못해
북한이 대만에 소형 잠수함과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ㆍ공기 불요 추진 체계)기술을 판매하려고 시도했다는 대만 언론 주장이 나왔다.
대만 상보(上報)는 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대만의 국산 잠수함 사업 초기였던 2016년 북한과 자주 거래하던 대만의 한 무역회사가 대만 군 당국에 북한의 잠수함 기술 판매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상보는 “이 무역회사는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의 위임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상어급 및 연어급 등 소형 잠수함 판매에 관련된 자료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AIP 기술도 공급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AIP 기술을 탑재한 잠수함은 구형 잠수함과 달리 수면에 떠오르지 않고 장기간 기동할 수 있어 최대 수 주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 한국 해군의 경우 214급에나 장비한 최신 기술이다.
북한 측 제안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대만 전문가가 북중 접경인 라오닝성 단둥을 찾아 북측 관계자를 만나기도 했다고 상보는 전했다. 하지만 대북 제재 탓에 구체적인 사업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니 글레이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만이 북한의 잠수함 기술을 실제로 구매하려고 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취임 이후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대만 정부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16억달러(약 1조8,233억원)를 들여 독자 잠수함 개발 프로젝트를 개시한 바 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대부분 잠수함 제조 국가들이 잠수함 완제품을 대만에 납품하는 것을 주저하자 내린 결정이다. 대만은 여러 잠수함 제조사들과 기술협력을 통해 내년 3월까지 독자 잠수함 설계를 마친 후 2020년까지 건조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5년까지 첫 잠수함을 완성하는 등 총 8척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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