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의 광란’의 주인공은 버지니아대였다.
버지니아대는 9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US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 1 토너먼트 결승에서 텍사스 공대를 85-77로 제압하고 68강이 겨룬 대회 최후의 승자로 남았다.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치러진 건 2008년 캔자스대가 멤피스대를 75-68로 물리친 이후 11년 만이다.
이로써 버지니아대는 지난해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말끔하게 씻었다. 버지니아대는 지난해 대회 역사상 손꼽히는 이변의 희생양이었다. 전체 톱시드를 받고 출전했으나 남부지구 1회전에서 16번 시드의 메릴랜드-볼티모어 카운티대(UMBC)에 54-74로 참패를 당했다. 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 사상 1번 시드 팀이 지구 최하위 시드에 패한 것은 버지니아대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12월 AP통신이 선정한 2018년 스포츠 최대 이변 순위에서도 1위에 오를 정도였다. 한국 축구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은 것이 7위였으니 버지니아대의 1회전 탈락이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알 수 있다.
절치부심한 버지니아대는 올해도 전체 톱 시드는 아니었지만 남부지구 1번 시드를 받고 16번 시드 학교인 가드너-웨브대에에 잡힐 뻔하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위기를 넘겼다. 4강에서도 중서부지구 우승팀 어번대를 만나 2점 차로 뒤진 종료 0.6초 전에 카일 가이의 자유투 3개에 힘입어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기세가 오른 버니니아대는 이날 결승에도 후반 종료 12초 전까지 65-68로 끌려가다가 디안드레 헌터의 동점 3점슛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에서도 헌터는 72-73으로 뒤진 종료 2분 10초를 남기고 역전 3점슛을 꽂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점슛 4개를 포함해 27점, 9리바운드로 활약한 헌터는 "지난 시즌의 아픔을 반드시 이겨내자고 선수들 모두가 뜻을 모았다"며 "우승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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