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출간
“20,30대 여성의 안녕지수(행복지수)가 가장 낮았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해외 거주하는 남성의 안녕지수는 최하위인데 반해 여성의 안녕지수는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인철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센터장은 “조사 결과를 볼 때 한국은 여성친화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행복연구센터는 2017년 9월 카카오와 공동으로 한국인의 실시간 행복의 정도를 조사하는 ‘대한민국 안녕지수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날 첫 번째 결과물인 ‘ABOUT H: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21세기북스 발행)를 발매했다.
2018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포털사이트 다음 ‘마음날씨’ 플랫폼을 통해 설문에 참여한 한국인은 총 104만3,611명이다. 센터는 △삶에 대한 만족감 △스트레스 등 4가지 영역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행복의 정도를 산출, ‘안녕지수’를 개발했다.
지난해 한국인의 평균 안녕지수는 ‘보통’을 뜻하는 5.18점(10점 만점)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이상(6.03), 10대(5.75), 50대(5.66), 40대(5.33), 30대(5.12), 20대(5.06) 순이었다. 최 센터장은 “외국은 40,50대 행복감이 낮은 반면 한국은 20,30대가 낮다”고 설명했다. 특히 20,30대 여성의 안녕지수는 전 계층 대비 가장 낮았다. 같은 시기 남성은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인 삶의 질은 극심한 양극화를 드러냈다. 국민의 30%는 북유럽, 북미 국민 수준의 높은 삶의 만족도(7점 이상)를 보인 반면, 23.1%는 아프리카 수준의 만족도(4점 미만)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세종시(5.58)의 안녕지수가 가장 높았고 해외(5.47), 제주(5.46) 순이었다. 서울은 18개 지역 중 17위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해외 거주 여성의 행복 점수가 세종시에 이어 2위인 반면, 해외 거주 남성의 행복 점수는 지역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 센터장은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한국사회를 벗어난 여성들이 보다 높은 수준의 행복을 경험한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요일별 행복감도 달랐다. 목요일은 안녕지수(5.21)가 가장 낮은 반면 스트레스 지수(6.17)가 가장 높았다. 이런 특징은 천재지변이나 정부 대책 등 맞물릴 때 더 큰 반응으로 나타났다. 정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9월 13일 목요일은 2018년 가장 안녕지수가 낮은 날 3위를 기록했다.
프로젝트는 설문에 참여한 인터넷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최 센터장은 “엄청난 ‘샘플 사이즈’가 표본 구성의 문제를 얼마간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센터는 관련 보고서를 매년 내놓을 계획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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