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일 무장투쟁 독립운동가이며 북한 정권 고위직을 지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약산(若山)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MBC 드라마 ‘이몽’(5월 4일 첫 방송)에 대해 제작진이 김원봉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몽’의 김승모 CP와 윤상호 PD는 “‘이몽’은 김원봉을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드러낸 작품이 아니다”며 “1920~1930년대 항일 무장투쟁을 전개했던 의열단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내세운 것”이라고 밝혔다. ‘이몽’은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을 배경으로 김원봉(유지태)과 일본인 손에서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배우 유지태도 초반에는 김원봉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했다. 최근 국가보훈처가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아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선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PD는 “유지태도 처음에는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작품을 시작했다”며 “유지태도 김원봉 역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독립운동가로서 역할을 표현하는 것이 먼저라 생각해 열심히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PD는 “독립운동가로서 김원봉의 열정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250억원으로 책정된 제작비는 50억원 넘게 줄어들었다. 중국 등 해외 판매나 간접광고(PPL) 등 협찬 수익이 예상보다 적은 탓이었다. 김 CP는 “애초 해외 로케이션 촬영 등으로 제작비가 상당히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으나, 실제 예산은 200억원 이하”라며 “중국 방영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드라마 ‘이몽’은 사전제작 드라마다. 20부작 중 현재까지 15부까지 완성된 상태며, 4월 말 모든 촬영이 종료될 예정이다. 윤 감독은 “컴퓨터그래픽과 특수효과팀의 공이 많이 들어간 드라마”라며 “사전제작의 장점을 가장 극대화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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