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붉바리 완전양식이 전국 처음으로 제주에서 성공했다. 붉바리는 제주도와 남해에 주로 서식하지만, 개체 수가 적고 쫄깃한 식감 때문에 최고급 횟감으로 꼽힌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행복나눔영어조합법인은 도로부터 종자 구매비와 수온조절 시스템인 히트펌프 시설 등을 지원받아 2016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2년 6개월간 붉바리(1.5㎏급) 7,000여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조합법인은 5~7㎝급 치어 3만마리를 입식해 7,000여마리를 상품 크기로 생산했고, ㎏당 8~9만원의 높은 가격으로 횟집에 판매하고 있다.
자연산 붉바리는 개체 수가 적어 거의 잡히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일 정도이며, 최고급 횟감으로 알려진 다금바리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현재 다금바리(자바리)는 횟집 등에서 ㎏당 20만원, 구문쟁이(능성어)는 ㎏당 11~1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붉바리 완전양식은 그동안 여러차례 시행착오 끝에 이뤄졌다. 붉바리는 아열대성 물고기라 적정한 수온유지가 어렵고, 상품 크기로 자랄 때까지 3년 이상 오래 걸리면서 폐사율도 높아 양식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양식에 성공한 붉바리도 생존율이 23%에 머물렀지만, 양식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2017년과 지난해 입식한 종자는 현재 65% 내외의 생존율을 보이는 등 갈수록 양식 붉바리의 생존율이 높아져 생산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붉바리 완전양식 성공은 2013년 해양수산부가 붉바리 산업화를 위해 추진한 골든씨드프로젝트(GSP)가 토대가 됐다.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와 ㈜씨알 등이 골든씨드프로젝트에 참여해 시행착오 끝에 붉바리 치어를 생산하는데 성공했고, 이 치어를 바탕으로 이번에 붉바리 양식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조동근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앞으로 붉바리 양식기술을 발전시켜 양성기간을 단축시키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경영비용도 낮춰나간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광어양식산업과 함께 제주지역 특화 양식어종에 대한 산업화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