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반응은 “애도는 당연!” “이제 와서 애도?”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이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를 애도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애도는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이 다수였지만 일부 비판 반응도 나왔다.
조 회장 별세 사실이 알려진 8일 박 지부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 조양호 회장의 부고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고인의 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와 함께 ‘RIP’(Rest In Peace) 문구와 촛불 이미지가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피해를 본 박 지부장은 그동안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한진 총수 일가와 대립해왔다. 땅콩 회항 사건은 2014년 12월 조 전 부사장이 기내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비행기를 회항시키고 당시 사무장이었던 박 지부장을 기내에서 내리게 한 사건이다. 박 지부장은 이 사건 이후 사내에서 인사 불이익 등 피해를 입었고,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조 회장 일가와 줄곧 대립각을 세워온 박 지부장이 조 회장을 애도하자 반응은 엇갈렸다.
우선 박 지부장의 애도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부당함과 싸우는 것이지 그 사람과 싸우는 게 아닌 듯”, “아무리 적이라도 애도는 당연한 일”, “박창진 사무장이 진정 대인배” 등 박 지부장의 언행을 옹호했다. 하지만 “애도할 처지가 아니지 않나”, “조 회장 일가를 그렇게 비난했는데 이제 와서 애도라니”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논란을 의식한 듯 박 지부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앞서 조 회장은 미국 체류 중 평소 앓아오던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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