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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난민 양산… 변호사ㆍ행정사 등 무더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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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난민 양산… 변호사ㆍ행정사 등 무더기 기소

입력
2019.04.09 14:04
수정
2019.04.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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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 심사 기간 국내 체류하면서 유흥업소 등에서 근무 

가짜 난민을 양산한 변호사와 행정사 등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외사부(부장 김도형)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변호사 A(53)씨 등 1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행정사 B(54)씨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16년 10월~지난해 11지 필리핀, 태국 국적 외국인 183명의 허위 난민 신청을 대행해 2억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사무장 C(53ㆍ구속)씨 등과 함께 난민 신청인을 모집해 건당 300만~400만원을 받고 가짜 임대차 계약서 등을 마련해 허위 난민 신청을 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스토리 메이커’로 불리는 외국인을 통해 ‘무장 이슬람 단체나 반군 단체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기독교를 믿는데, 불교 옹호론자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등 난민 신청 사유를 허위로 만들었다.

A씨는 수임료 30~50%를 사무장들에게 소개비로 지급했으며 난민 신청인들이 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 불인정 결정을 받으면 이의 신청과 행정소송까지 위임 받아 수행했다.

행정사 B씨 등은 몽골과 베트남 국적 외국인을 난민 신청 모집책과 통역인으로 활용해 2017년 5월~올해 2월 외국인 108명의 허위 난민 신청을 대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몽골 국적 D(38)씨 등 모집책 겸 통역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 등을 통해 건당 300만~400만원에 난민 신청인을 모집하고 B씨 등은 난민 신청 사유 등을 허위로 만들어 출입국외국인청에 낸 것으로 나타났다.

B씨 등은 ‘베트남에서 공산당원인 주변 사람들로부터 박해를 받았다’ ‘통일교를 믿는데 박해를 받았다’ 등 정형화된 난민 사유를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인적 사항만 수정하는 식으로 허위 난민신청서를 만들었다. 또 고시원 업주들로부터 15만~20만원을 내고 가짜 입실계약서나 임대차 계약서를 받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체계도. 인천지검 제공
범행체계도. 인천지검 제공

러시아 국적 E(37ㆍ구속)씨 등은 국내에 체류하면서 난민 신청 방법을 배운 뒤 한국어, 영어 등에 능통한 통역인과 함께 2017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외국인 187명의 난민 신청 서류 작성 등을 대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 광고 등을 통해 난민 신청을 모집한 뒤 건당 120만~150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난민 신청 서류 작성을 대행해줬다. 이들은 초기에는 건당 200만원 대 수수료를 챙겼으나 브로커 조직간 경쟁이 발생하면 수수료가 100만원대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F(45ㆍ구속)씨 등은 2017년 8월~올해 2월 카자흐스탄 국적 여성들을 입국시켜 오피스텔에서 지내도록 하면서 난민 신청을 하게 한 뒤 성매매가 이뤄지는 유흥업소에 일할 수 있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면접을 통해 여성을 선발해 비행기 탑승권과 허위 여행 일정표 등을 제공해 입국시킨 뒤 유흥업소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허위 난민 신청을 한 여성 200여명은 ‘친구 남편이 네번째 처가 돼라며 성폭행했다’ ‘동성애자로 폭행과 협박을 당했지만 경찰이 도와주지 않았다’ 등 허위 사유로 난민 신청을 했다.

A씨를 통해 허위로 난민 신청을 한 600여명은 무비자나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난민 신청을 하고 이의 신청, 행정심판, 소송 등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국내에 머물렀다.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약 4,000건의 난민 신청 접수 서류를 전수 분석하는 등 출입국외국인청과 공조 수사를 벌여 이들을 적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 난민 신청인들은 난민 인정을 받을 경우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가족들을 만나지 못할 수 있어 오히려 인정 받는 걸 걱정했다”라며 “대부분이 불법 체류와 취업을 목적으로 난민법상 허점을 악용해 허위 난민 신청을 했는데, 이는 출입국 질서를 해칠 뿐 아니라 진짜 난민 보호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중대 범죄”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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