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 유명 희곡 작가인 최성달(54ㆍ사진)씨가 최근 지역을 배경으로 한 희곡과 타큐 등 4개의 작품을 담은 저서 ‘네 개의 심장’을 출간했다. 최씨는 안동을 배경으로 한 실경뮤지컬인 ‘왕의 나라’ 원작자로, 이번 책은 그의 16번째 저서다.
최씨는 이번 책에 희곡 왕의 나라를 비롯해 다큐멘터리인 ‘화경당 북촌’, 희곡 ‘예언자’ 등 4편을 수록했다. 그는 “장르는 다르지만 악보와 대본을 합본함으로써 보존성을 높이고 지역 문학을 재조명하기 위해 네 개의 심장을 출판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표작 격인 왕의 나라는 최씨가 안동지역 전통문화콘텐츠를 활용해 창작한 희곡이다. 700여 년 전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침입을 피해 안동지역으로 피신한 몽진 당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2011년 뮤지컬로 제작됐다.
최씨는 그의 나이 마흔이 넘은 2007년 등단했다. 문학세계에 희곡 ‘궁예’, 같은 해 시세계에 시 ‘풀꽃’을 통해서다. 늦깎이 등단이지만 창작에 눈을 뜬 것은 40여년 전인 중학생 시절부터다. 당시에도 그는 시를 즐겨 썼다. 대학에서도 학과 공부 보다는 도서관에서 온종일 문학책을 읽는 게 일상사였다.
최씨는 한번 시작하면 초인적인 집중력으로 끝을 보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미리 의도하고 쓰기 보다는 마음이 가는 대로 써 내려가는 성향”이라며 “한번 시작하면 사나흘간 꼼짝 않고 자판을 두드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왕의 나라를 쓸 때는 100여편의 뮤지컬 가사를 1주만에 작사할 정도였다”며 “단시간에 완성한 작품일수록 작품성도 뛰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 작가, 희곡작가 등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는 편이다. 시집인 ‘안동한지’를 비롯해 안동식혜 등 지역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교양서적, 국제 행사 보고서, 다큐멘터리 시나리오 창작ㆍ연출까지 팔방미남이다.
최씨는 이 같은 창작의 원동력은 ‘독서’에 있다고 강조했다. “1만권에 가까운 책을 읽으면서 지식 확충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을 쓰는 데 큰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전업 작가의 경제적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창작의 길을 멈추지 않는다는 각오다. “창작은 인류 역사상 한번도 바뀌지 않은 위대한 길”이라는 그는 “60이 넘으면 소설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 한달 동안 중앙아시아 9개국을 순회하며 현지의 성주신앙 등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도 제작한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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