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한 데 이어 자신의 경호 책임자인 랜돌프 앨리스 비밀경호국(SS) 국장을 8일(현지시간) 해임했다. 비밀경호국은 국토안보부 소속으로, 이와 관련 앨리스 국장의 해임설을 처음 보도한 CNN방송은 ‘국토안보부 숙청의 일환’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앨리스 비밀경호국장이 곧 떠날 예정”이라면서 “지난 2년간 국장으로서 훌륭한 업무를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40년 공직 봉사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국장에 비밀경호국 출신인 제임스 머리를 임명했으며, 임기는 5월부터 시작한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덧붙였다. 앨리스 국장 해임에 대해 미 언론의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백악관은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다.
백악관 발표에 앞서 CNN은 당국자를 인용해 “국토안보부 숙청의 일환”이라면서 이번 해임이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경 이민정책 시행을 두고 갈등을 빚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한 것과 같은 맥락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닐슨 장관과 앨리슨 국장은 작년 말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끝에 사임한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천거로 발탁된 인사들이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지난달 초 한 대학 강연에서 “모든 불법 이민자가 범죄자는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계획은 ‘돈 낭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토안보부에서 고위급 인사 두 명을 더 해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경안보 및 이민정책에서 강경노선을 실행하기 위해 조직을 물갈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AP통신은 다르게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한 AP는 외부에서 수혈된 앨리스 국장과 내부 인사들 간 갈등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장성 출신인 앨리스 국장은 비밀경호국에서 최근 100년래 첫 외부 출신 국장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또 일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지난달 30일 중국인 여성이 무담 침입했던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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