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중류 내륙의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과 북한 만포를 잇는 다리가 완공 5년여 만에 뒤늦게 개통했다. 대북제재가 여전하지만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호관계를 확인하면서 국제사회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제스처로 보인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8일 오전 북측에서 관광버스 4대가 다리를 건너 지안의 도로통상구(公路口岸)로 건너와, 한 시간쯤 뒤 당일치기 관광 일정으로 약 120명을 태우고 북측으로 넘어갔다. 지안~만포 다리는 2012년 5월 북중이 공사에 합의해 270억여원을 들여 2013년 말 본체 교량을 완성하고 사실상 작업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북한의 잇단 핵ㆍ미사일 도발로 대북제재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개통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지안은 압록강 하구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 두만강 하구 지린성 훈춘(琿春)과 함께 북중 교역의 거점으로 꼽힌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세관과 시장의 기능을 겸하는 국경통로구역인 지안 도로통상구를 국가급으로 승격했다. 또 지난달 말에는 다리 개통에 앞서 북한 측과 최종 점검회의를 가졌다.
따라서 이번 개통은 일정상 자연스런 수순으로 보인다. 다만 지안은 북중 양국 물동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단둥이나, 나선 경제특구와 인접한 훈춘에 비해 주목을 덜 받던 곳이다. 반면 2014년 단둥에 신압록강대교, 2016년 훈춘에 신두만강대교를 완공했지만 아직 양측은 다리 위를 오가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다른 두 곳에 비해 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지안에서 먼저 물꼬를 튼 것은 본격적으로 교류를 늘리기에 앞선 간 보기 성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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