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이스 사마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차장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지 못한다면 인천처럼 해안에 위치한 많은 대도시들이 이번 세기에 물에 잠기게 되고 수많은 이주민이 발생할 것입니다.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폭풍이나 가뭄 같은 기상이변도 늘어나겠죠. 과장이 아니라 과학이 말해주는 자명한 사실입니다. 지금 같은 속도라면 산업화(1850~1900년) 이전 대비 1.5도가 높아지는 데 남은 시간은 겨우 12년입니다.”
오바이스 사마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차장은 8일 열린 ‘2019 UNFCCC 적응주간’행사가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지난 5년(2014~2018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로 기상이변이 잦았는데 10년 후엔 빈도가 더욱 잦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이번 행사는 12일까지 열린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세계 192개국이 체결한 국제협약이자 이 협약을 관리하는 유엔 산하 사무국을 동시에 가리킨다. 이 협약은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모태다.
파트리시아 에스피노사 사무총장과 함께 사무국을 이끌고 있는 사마드 사무차장은 “기후변화는 완전히 막을 수 없는 것이기에 온실가스 배출 저감 같은 노력만큼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줄이거나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195개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마드 사무차장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줄이기 위해선 세계의 모든 나라가 더욱 빠른 속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며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면서 “석탄이나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친환경차량 사용을 늘리게 되면 경제적 혜택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브라질ㆍ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지만 사마드 사무차장은 파리협약에는 어떤 흔들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185개국이 파리협약에 비준했는데 아직 탈퇴한 나라는 없습니다. 미국도 주 단위에선 파리협약을 이행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있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합니다. 이렇게 많은 나라가 참여한 협약은 없었습니다. 파리협약이 얼마나 강한 협약인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인천=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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