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통신 “김명길 대사, 베트남 부주석 작별 방문”
북한이 베트남 주재 대사를 교체한다. 베트남과의 관계 격상을 위한 채널 강화 성격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로 미뤄 신임 대사는 한층 중량감 있는 인사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명길 조선특명전권대사가 5일 윁남(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부주석 당 티 응옥 틴을 작별방문하였다”고 밝혔다. 김 대사 이임이 임박했음을 북한이 공식 확인한 것이다. 다만 김 대사의 거취나 신임 대사가 누구인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 대사가 베트남을 떠나는 건 근 4년 만이다. 2015년 8월 공식 업무를 시작, 3년 8개월간 대사로 근무해 온 김 대사는 북미 정상회담 참석과 베트남 공식 친선 방문을 위해 2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현지에 체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 도착한 뒤 곧장 김 대사가 근무 중인 북한대사관을 찾아 직원들을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김 대사 이력은 만만치 않다. 외무성 아시아태평양국장을 지냈고 2006~2009년에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맡아 ‘비공식 주미대사’ 역할도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후임은 더 거물일 공산이 크다. 베트남 정부 소식통은 본보에 “신임 대사는 김명길 대사보다 막강한 힘을 가진 인물”이라고 전했다(본보 4월 8일자 1면).
이를 감안할 때 북한의 주(駐)베트남 대사 교체는 대(對)베트남 관계 개선 작업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일 하노이에서 베트남 공산당 및 정부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나 “당과 당, 정부 대 정부의 교류를 활발히 해 모든 분야의 협조와 교류를 정상화하고 양국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대사의 작별 방문 당시 당 티 응옥 틴 베트남 부주석도 “얼마 전에 있은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의 윁남 공식 친선 방문은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 관계를 여러 분야에서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울 수 있게 한 역사적 사변”이라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도 조선노동당과 정부와의 친선 관계를 중시할 것이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는 일관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의장국이 베트남이고 의장국이 비회원국을 아세안 정상회의에 초청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가 나아가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류ㆍ협력 폭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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