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렸던 전주 KCC가 극적인 뒤집기에 도전한다.
KCC는 9일 안방인 전주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4차전을 치른다. 적지에서 1, 2차전을 내리 패한 뒤 홈으로 돌아와 반격에 성공했다. 2연패로 처진 KCC를 깨운 건 주장 하승진(34ㆍ221㎝)의 부상 투혼이다.
1차전 당시 코뼈가 골절된 하승진은 남은 시리즈에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2차전에 안면 보호대를 쓰고 출전을 강행했다.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면 충분히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고, 호흡도 불편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승진은 2차전에서 22분41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득점 없이 8리바운드에 그치며 팀도 패했으나 그의 투혼은 동료들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3차전에서 브랜든 브라운이 28점 16리바운드로 골 밑을 장악했고, 마커스 킨은 3점슛 5개 포함 20점으로 외곽에서 폭발했다. 발목이 좋지 않았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정현은 이를 악물고 뛰어 12점을 올렸다.
하승진 역시 출전 시간을 25분10초까지 늘렸다. 득점은 4점에 불과했지만 귀중한 공격리바운드 4개와 수비리바운드 3개를 건져냈다. 하승진이 코트를 지키고 있는 자체 만으로 KCC는 라건아와 함지훈이 버티는 현대모비스와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정현은 “(하)승진이 형이 코뼈가 부러진 채로도 뛰는 것을 보면서 아프다고 빠질 수 없었다. 중고참으로서 나도 솔선수범하려고 했다”며 “선수들이 모두 이런 경기력으로 4차전에 임한다면 (5차전이 열리는) 울산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테이시 오그먼 KCC 감독 역시 “하승진이 생각보다 길게 뛰었지만 부상에도 참고 뛰어준 것을 훌륭하게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사회생한 KCC는 9일 전주에서 현대모비스와 4차전을 치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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