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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천우희 “왜 저는 어려운 길을 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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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천우희 “왜 저는 어려운 길을 가는 걸까요?”

입력
2019.04.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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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의 연기 열정이 눈길을 끈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천우희의 연기 열정이 눈길을 끈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배우 천우희의 실물은 작고 예쁘고 아기자기하지만, 작품 속 그는 꽤 자주 투박하고 거칠거나 음산하다. 또래의 여배우들에 비해 좀 특별하고 어려운 캐릭터를 맡게 되는 건, 처음부터 천우희가 결정한 길은 아니었다. 그만이 지닌 독특한 매력이 있고, 눈빛에 깊이가 있어 묘하게 성숙미를 뿜어낸 덕분이다.

또한 지금도 다른 배우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배역들이 그에게로 향하는 건, 벽 앞에서 움츠러들기보다 거침없이 부딪혀 깨부술 수 있는 배우임을 많은 관계자들이 알기 때문일 터다.

그러나 배우의 연기 투혼이 늘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건 아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우상’은 흥행에 실패했다. 최종관객수가 2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배우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고, 무엇보다 천우희의 열연이 빛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모든 걸 내던져 연기를 펼쳤다.

개봉 당시 진행한 인터뷰에서 천우희는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이렇게 어렵게 가는 거냐고. 세고, 어렵고, 신비하고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맡다 보니까 내가 그런 이미지인가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써니’와 ‘곡성’ ‘한공주’ 등 전작들을 언급하면서 “뭐랄까. 조금 미스터리한 느낌의 작품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에게 왜 자꾸 이런 게 주어질까’ 싶을 때가 있다. ‘한국영화의 모든 어렵다는 것들은 천우희가 다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때로는 임무처럼 받아들여질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천우희의 연기 열정이 눈길을 끈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천우희의 연기 열정이 눈길을 끈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하지만 그런 점이 늘 천우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우상’에서 그는 눈썹을 빡빡 미는 바람에 촬영이 끝나고도 한동안 밖에 나가질 못했다. 천우희는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집에서 TV를 보는데 여배우들이 예쁘게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저 친구들은 저렇게 예쁘고 행복하게 보내는데 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며 씁쓸하게 웃기도 했다.

이어 “내게는 자부심이고 특별함일 수 있지만 한때는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상’을 촬영하는 동안 유난히 그 마음이 두 가지가 공존했다. 괴롭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소중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천우희는 강렬한 캐릭터들을 연기함에도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는 드물다. 신인 시절부터 쌓아올린 내면의 단단함으로 스스로를 잘 조절한 결과일 게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나서 후유증이 있던 적은 없어요. 항상 조심하려고 하죠. 제가 자기 감상에 빠지는 걸 싫어하거든요. ‘내가 제일 가슴 아프고 제일 불쌍하고’ 이런 연기를 할까봐서요. 그런데 이번에는 저도 모르게 동화가 많이 되더라고요.”

쉽지 않은 캐릭터지만 ‘우상’ 속 련화에 마음이 갔다는 천우희.

모두가 기피하는 괴로운 길이더라도 작품과 역할에 끌린다면 아마 그는 또 한번 고난을 자처할 것이다. 그게 천우희만의 매력과 능력이니까.

다행히 차기작은 한없이 밝은 분위기의 드라마다.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천우희와 안재홍, 공명, 전여빈 등이 출연하며 오는 7월 방영된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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