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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 중 누가 후계자?… “조양호 회장 지분 차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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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 중 누가 후계자?… “조양호 회장 지분 차지가 관건”

입력
2019.04.08 16:08
수정
2019.04.08 22: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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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한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조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한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조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한진그룹 지분과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에 시장의 관심이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우선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조현아ㆍ현민ㆍ원태 3남매 중 누구에게 얼마나 상속되느냐에 따라한진의 경영권 시나리오가 달라질 걸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진그룹 지분을 계속 늘려 온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등 제3의 세력이 경영권을 가져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3남매 중 누가 후계자 될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향후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방은 조양호 회장이 가졌던 한진칼 지분 17.84%를 누가, 얼마나 차지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한진칼은 대한항공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소유해 한진그룹을 최상위에서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그간 조 회장은 우호 세력과 함께 한진칼을 장악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이 지분에 대한 법적 상속권리는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자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게 일차적으로 있다. 하지만 현재 조 회장이 상속권에 대해 언급한 유언을 남겼는지, 또는 상속권과 관련한 사전 약속이 있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부인 이 전 이사장이 상속을 포기하느냐가 승계 시나리오의 첫 번째 관심 사안이다. 업계는 상속 포기에 힘을 싣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그룹 경영권과 직결되는 것이라 이 전 이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설 게 아니라면 상속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전 이사장이 상속을 포기해도 3남매가 17.84% 지분을 어떻게 나누냐는 문제가 남는다. 시장에선“조씨 일가가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3남매 중 한 명에게 지분을 몰아줘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3남매가 조 회장 지분을 나눠 갖는다는 건‘교통정리’가 안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럴 경우 3남매가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셋 중 한 명이 경영 일선에 나서는 조건으로 조 회장의 지분을 모두 가져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진칼 지분 구조 및 한진그룹 지배구조/ 강준구 기자
한진칼 지분 구조 및 한진그룹 지배구조/ 강준구 기자

◇2대주주 강성부펀드도 변수

한진칼 지분 13.37%를 소유한 2대주주 강성부펀드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일각에선 ‘지분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3남매 중 일부가 강성부펀드와 손 잡고 경영권을 노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한 기업지배구조 관계자는 “조 회장 지분이 3남매에게 쪼개진다면 2대주주인 강성부펀드가 사실상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며 “이럴 경우엔 강성부펀드의 요구를 들어주는 방식으로 3남매 중 누군가가 그룹 경영을 거머쥘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조 회장 지분 상속은 상속세 이슈와도 연결돼 있다. 현재 조 회장 지분 약 1,055만주에 대한 상속세는 이날 종가(3만400원)를 감안해 1,7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 또한 3남매의 상속 결과에 따라 누가 얼마나 부담할 지 결정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남매의 보유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당장 현금 납부가 힘들어도 분납, 주식담보대출 등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상속세는 납부할 것”이라며 “다만 누가 얼마나 부담하느냐의 문제가 남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당장 경영에 큰 문제는 없어”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유고에도 당장 그룹 계열사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열린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가 사내이사에 재선임 됐고, 조 사장이 한진칼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어서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조 회장이 요양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올해 시무식을 직접 주재하는 등 그룹 경영을 직접 챙겨오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이 당장 공석이 된 그룹 회장직을 승계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당분간 석 대표이사와 조 사장의 공동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내에서는 조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모두 승계 받는 지분 정리가 가장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막대한 상속세 비용 등의 걸림돌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조 사장이 우선 오는 6월1일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회 연차총회(AGM) 의장으로 나서며 한진그룹의 경영체제 전환을 대ㆍ내외에 알리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 정리가 끝나는 대로 이사회를 소집해 조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면 된다”며 “그 전에 조 회장이 맡았던 IATA 총회 의장직을 조 사장이 맡으면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모습이 그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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