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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에 탄력 받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국회는 응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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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에 탄력 받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국회는 응답할까

입력
2019.04.0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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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산불 사흘째인 6일 강릉시 옥계면 옥계119안전센터 인근에서 어린아이들이 소방대원에게 찾아와 과자를 건네자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하면서 먹으려고 챙긴 빵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산불 사흘째인 6일 강릉시 옥계면 옥계119안전센터 인근에서 어린아이들이 소방대원에게 찾아와 과자를 건네자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하면서 먹으려고 챙긴 빵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태풍을 방불케 하는 강풍 속에 역대급 재난으로 비화할 뻔 했던 강원 산불. 소방청의 전국적 대응에 힘입어 신속히 진화되면서 소방직 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소방 안전 시스템이 지자체의 ‘빈부 격차’에 좌우돼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관련 법 국회 통과가 좌절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개정 작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성ㆍ속초ㆍ강릉 산불이 발생하고 이튿날인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이 게시됐다. 동의자는 단 3일 만인 8일 오전 18만6,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지지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소방을 지방직으로 두면 각 지방에서 각자의 세금으로 인력 충원과 장비 마련을 하는데, 상대적으로 지역 크기가 큰데도 인구는 적고 도시가 아니라서 소득이 적은 곳은 지역 예산 자체가 적어서 소방 쪽에 줄 수 있는 돈이 더 적다”며 국가직 전환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은 물론 지역의 재난 대응에 더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방공무원 전체 규모는 6만여명. 소방청에 소속된 1% 정도의 인원을 제외한 대부분은 각 시ㆍ도 소방본부에 소속된 ‘지방직 공무원’이다. 강원 산불의 큰 불길을 잡아 낸 지난 5일 정문호 소방청장이 “천릿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와 준 전국 시ㆍ도와 소방관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힌 맥락도 이와 무관치 않다. 2017년 소방청이 처음으로 독립하면서 대형재난 관련 국가 총력 대응 지침을 마련했고 이번 산불 대응에서 효과도 봤다. 그러나 인프라 수준이 천차만별인 시ㆍ도 예산과 인력 때문에 한계도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소방본부의 경우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용 장갑을 자비로 구입해 써야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 6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한 마을에서 잔불을 제거하다 휴식을 취하는 소방관. 속초=연합뉴스
지난 6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한 마을에서 잔불을 제거하다 휴식을 취하는 소방관. 속초=연합뉴스

소방관 국가직 전환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가 이에 호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가직 전환을 위해서는 소방공무원법과 소방기본법, 소방공무원법 등 4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국가직 전환은 지난해 11월 국회의 관련 법안심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정족수가 미달되면서 무산된 경험도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가직 전환 관련) 현안 논의를 충분히 했던 그 (국회 행정안전위 야당) 위원한테 엉뚱한 곳에서 전화가 왔다”며 통화를 마친 야당 위원이 회의장을 나가면서 정족수가 무산됐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여당과 격렬한 대립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전화로 해당 위원에게 퇴장을 권고해 법안 처리가 무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소방 관련 법 논의를 위해선 (행안위) 소위가 4월에는 잡혀야 한다”며 “소위 날짜를 잡냐 안 잡냐, 어떤 안건을 올리냐, (소위 간사가) 권한을 남용하는지 아닌지를 (국민들이) 지켜봐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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