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47)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뒤늦게 현장 마이크를 잡는다. 그의 데뷔전은 9일 부산 롯데-두산전이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넥센 유니폼을 벗고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그는 리뷰 프로그램에만 출연하다가 처음으로 중계 스케줄을 받았다. 함께 데뷔한 이상훈 해설위원은 지난 2일과 3일 인천 SK-롯데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4사 해설위원을 합쳐서도 가장 늦은 데뷔전을 치르게 된 심 위원은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되지만 아무래도 현장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기대도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심 위원의 장점은 파란만장한 경험과 10년 코치 생활을 통해 축적된 내공이다. 고려대 시절 아마추어 최고 거포로 이름을 알린 그는 1995년 LG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해 현대-두산-KIA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2000년 현대로 이적하자마자 21홈런을 치며 우승에 앞장섰고, 2001년엔 다시 두산으로 옮겨 개인 최다홈런(24개)을 갈아치우며 가는 팀마다 ‘우승 청부사’로 활약했다. LG 시절엔 한때 투수로 전향할 만큼 ‘강견’으로도 유명했다.
특히 코치 경력은 해설위원 중에서도 가장 풍부하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ㆍ2군 타격ㆍ수비ㆍ주루(작전)ㆍ수석 코치까지 야수와 관련된 전 분야를 거쳤다. 넥센의 2010년대 ‘화수분 야구’의 밑바탕엔 선수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은 심 코치의 소통과 지도력이 큰 몫을 했다. 심 위원은 “선수 시절 여러 팀을 옮기면서 팬들에게 살갑게 대하질 못했는데 해설로나마 보답하고 싶다”면서 “현장 경험을 살려 친근하고 쉽게 설명해드리려 하니 서툴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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