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로 세계 3대 음악마켓 ‘TGE’도 참여
영국은 록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 퀸 모두 영국에서 탄생했다. 밴드를 하는 사람에게 영국은 반드시 가야 하는 꿈의 나라다. 영국 도시 곳곳의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는 것을 꿈으로 삼기도 한다.
인디 록 밴드 웨터도 같은 꿈을 꾸었다. 웨터의 리더이자 보컬인 최원빈은 영국 록 밴드를 동경하다 밴드를 꾸렸다.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만난 드러머 허진혁과 베이시스트 정지훈과 손을 잡았고, 기타리스트인 막내 채지호가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채지호는 1994년생, 나머지 세 멤버는 1992년생인 ‘젊은’ 밴드다. 2016년 낸 싱글 ‘후(who)’가 첫 앨범. 서울 마포구의 한 클럽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 날 200여명이 몰려 들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인디 팬들은 웨터의 이름 앞에 ‘트렌디’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꾸밈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요즘 세대가 ‘트렌디’라고 부르는 듯해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원빈의 말이다. 웨터는 2030세대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지난해 5월 발표한 곡 ‘아이 돈 워너 비 어 돌(I Don’t Wanna Be a Doll)’에선 꾸민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다고 외쳤고, 같은 해 9월 나온 ‘웨어 이즈 마이 에브리싱(Where is My Everything)?’에선 준비 없이 그저 떠도는 청춘을 노래했다.
웨터의 ‘영국 꿈’은 약 2년 만에 제대로 이루어졌다. 올 5월 영국 투어에 나서게 된 것. 런던, 웨일스, 리버풀 등에서 무대에 서고, 브라이턴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음악 마켓인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TGE)’에도 참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선발한 ‘한국을 대표해 TGE에 참가할 3개 팀’ 안에 든 것. 멤버 4명 모두 영국 첫 방문이어서 투어를 앞두고 합주 연습을 하는 틈틈이 영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영국을 예습 중이란다. 채지호는 “옷을 많이 가지고 갈 생각인데 영국에서 빨래는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웨터는 요즘 ‘꼰대’라는 제목의 신곡을 만들고 있다. 자기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최원빈은 “DJ DOC의 ‘DOC와 춤을’의 가사 일부를 우리 색에 맞게 바꿨다”며 “본인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무시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노래”리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 정규 앨범도 낸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