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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ㆍAFC 모두 낙선한 정몽규… “지지기반ㆍ성과 없이 무리하게 도전했다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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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ㆍAFC 모두 낙선한 정몽규… “지지기반ㆍ성과 없이 무리하게 도전했다 쓴맛”

입력
2019.04.07 19:00
수정
2019.04.07 20:1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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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평의회 위원ㆍAFC 부회장 선거 낙선 충격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몽규(57)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FFIA) 평의회 위원 자리와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직을 내려놓은 채 7일 귀국했다. 아시아 내에서도 축구변방으로 꼽히던 나라의 인사들에게도 밀린 이번 선거 결과로, 가뜩이나 국제 무대에서 입지가 좁아지던 한국 축구외교가 향후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AFC 총회에서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나섰다가 떨어졌다. AFC 몫의 위원 5명을 뽑는 이날 선거에서 정 회장은 7명의 출마자 가운데 6위에 그치며 위원직을 유지하지 못했다. 당초 8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 직전 1명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경쟁률은 1.4대 1로 줄었으나, 이마저도 통과하지 못했다.

AFC 부회장을 겸하고 있던 정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FIFA 평의회 위원 자리만큼은 지키겠단 각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우드 아지스 알모한나디(카타르), 프라풀 파텔(인도), 마리아노 아라네타 주니어(필리핀), 자오차이두(중국), 다시마 고조(일본)에 밀리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국제축구계 위상이 한국에 한참 뒤처지는 인도와 필리핀 후보에게 밀린 점은 뼈아프다.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AFC총회에서 FIFA 평의회 위원 명단. AFC 페이스북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AFC총회에서 FIFA 평의회 위원 명단. AFC 페이스북

설상가상으로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이어 실시된 AFC 부회장선거에선 간바타르 암갈란바타르 몽골축구협회장에 대패했다. 총 46표 가운데 18표를 얻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달아 체면을 구긴 정 회장은 이어 열린 AFC 집행위원선거에선 아예 후보직을 사퇴하고 쓸쓸히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날 선거 결과로 정 회장은 FIFA는 물론 AFC에서도 심판분과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보직을 내려놓게 됐다.

AFC를 둘러싼 국제축구 정세에 밝은 축구관계자들은 이번 낙선이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단 반응이다. 올곧은 소신이야 높이 살 만 하지만, 국제 축구정치판에 스며들지 못한 상황에서 어렵게 얻은 보직에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하다 보니 꾸준히 국제무대 진출을 위해 공들이던 국가들의 도전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3년전 장지룽(중국) 부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중도사퇴하며 공석이 된 AFC 부회장 자리를 꿰찬 정 회장은 이듬해인 2017년 아시아 몫으로 배당된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됐다. 당시 3명을 뽑기로 한 남성 위원 선거에 4명이 출마했으나,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을 맡던 셰이크 아마드 알 사바(쿠웨이트)가 비리에 휘말리며 출마를 철회한 덕을 봤다.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AFC총회에서 선출된 AFC 부회장 명단. AFC 페이스북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AFC총회에서 선출된 AFC 부회장 명단. AFC 페이스북

하지만 온전히 본인의 외교성과만을 들고 달려든 이번 선거에선 철저히 외면당했다. 정 회장은 AFC 심판분과위원장을 맡았지만 심판 신뢰향상이나 제도개선 등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에도 국내심판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국내 심판계 마음조차 잡지 못한 모양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정 회장의 AFC 회장 출마 소문이 흘러나오면서, 이날 재선에 성공한 셰이크 살만(바레인) 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의 인심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확실한 지지기반이 없던 터라 이번 선거 도전조차 무리였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부지리로 얻은 자리에서 별달리 보여준 성과도 없고, 서투른 정치행위로 신뢰만 잃은 셈”이란 국내 축구계 인사의 따가운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정 회장은 협회를 통해 “지난 2년간 최선을 다해 활동했지만 이번에는 당선되지 못해 아쉽다”며 “당분간 국내 축구계 현안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도 일부 중동 후보의 부정 정황이 포착되는 등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한은경 북한축구협회 부회장이 4명을 뽑는 AFC 집행위원회 여성 위원에 선출되며 국제 축구외교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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