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ㆍ지형 탓 국지적 강풍
4, 5월까진 산불 유의해야
강원 동해안 산불이 대부분 진압됐지만 건조한 대기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강원 영동 지방은 계절ㆍ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언제라도 돌풍이 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특보가 발효 중이다. 고성ㆍ삼척ㆍ양양 등 강원 영동 대부분 지역과 강원 산간, 경북 지역에는 3일 이후 계속 건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 35% 이하일 때, 경보는 실효습도가 25% 이하일 때 발령된다. 실효습도는 목재와 같은 섬유질의 건조 상태를 수치적으로 나타내 화재 발생의 위험도를 표시하는 것인데 실효습도가 50% 이하가 되면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장 비가 조금 내려 대기 중 습도가 높아진다 해도 나무가 오랫동안 말라 있다면 실효습도는 낮을 수 있다. 비가 자주 내리지 않는 한, 활엽수의 잎이 무성하게 나고 풀이 자라기 전까진 건조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다만 화요일인 9일 밤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건조특보가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강원 영동ㆍ산간 지역은 현재 실효습도가 25% 이하인 데다 오랫동안 강수량이 매우 적어 대기와 산림이 바짝 말라 있는데 9~10일 사이 강원 영동 지역에 1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 서풍보다 바다에서 오는 동풍이 많이 불어 건조한 상태가 더 심화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남쪽에 고기압이, 북쪽에 저기압이 자리잡을 때 강원 영동 지역에 생기는 국지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 의 영향도 점점 누그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봄철 강원 영동 지역은 계절ㆍ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편이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실제로 8일 강원 영동에는 초속 7~12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게다가 10일 이후 일주일간은 다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대기가 건조해질 전망이다. 윤기한 통보관은 “지난 강원 산불 때처럼 강한 양간지풍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북쪽에 저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 강한 서풍이 불 수 있고 깊은 바다와 높은 산이 붙어 있는 동해안 지역의 특성상 국지적 강풍이 불 수 있어 4, 5월까지는 계속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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