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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체계적인 재난 대처와 안전훈련 중요성 일깨운 강원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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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체계적인 재난 대처와 안전훈련 중요성 일깨운 강원 산불

입력
2019.04.08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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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부에서 지난 4일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 만에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산림 530㏊가 불타고 주택 401채, 축산ㆍ농업시설 900여 곳 등이 소실됐으며 1명이 숨졌다.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하루 아침에 집을 잃고 임시거처에 몸을 맡긴 722명의 이재민이 겪을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번 화재는 피해 면적으로 따지면 역대 대형 산불 중 5번째 규모라고 한다. 하지만 이재민 숫자로 보면 역대 최대라는 2000년 동해안 산불(850명)에 근접하는 재난이었다. 사상 최대 인력을 동원해 하루 만에 큰 불길을 잡았는데도 이 정도였으니 대처가 늦었더라면 얼마나 더 큰 피해가 났을까 가슴을 쓸어 내리지 않을 수 없다.

피해를 이 정도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소방청의 발빠른 상황 파악과 소방인력 지원 요청 덕분이다. 강풍으로 강원 지역 인력만으로는 대처 불능이라고 판단한 소방청은 화재 발생 1시간 반 만에 최고 대응 태세 3단계를 발령해 전국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화재 지역으로 달려온 소방차가 무려 870여대다. 4일 밤 양양고속도로를 밝히며 줄지어 달려가는 소방차 모습은 가슴 뭉클할 만했다. 이런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현 정부 들어 소방청 독립과 상황이 긴박할 경우 대응 단계를 건너 뛰어 발령할 수 있는 소방청 대응지침 개정 덕분이다. 효과적인 재난 대처 체계를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정부의 신속한 국가재난사태 선포와 재난안전관리본부의 지체 없는 상황 판단, 군경 지원도 큰 몫을 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재난 현장의 시민 대응이었다. 마침 수학여행 중이던 평택 현화중 2학년 학생들은 대피하던 버스에 불이 붙었지만 침착하게 탈출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모면했다. 속초, 춘천 등지에서 수학여행 중이던 다른 여러 중학교도 교사 인솔로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가 모두 무사 복귀했다. 학교마다 행한 “수학여행 출발 전 재난대응훈련”을 통해 평소 안전수칙을 몸에 익힌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운다.

이번 강원 산불은 여러 면에서 5년 전 세월호 참사와 대비된다. 그때보다 나아졌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발화가 전신주 개폐기 문제라면 관리 부실 여부도 파악해야 한다. 화재 지역은 이미 강풍예비특보,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산림청 등의 관련 직원이 비상근무 상태였다. 하지만 긴장하며 지켜본다고 화재 대처가 가능한 건 아니다. 관련 인력이나 산불 진화용 헬기는 충분한지, 관련 예산은 부족하지 않은지 따져보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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