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홍보위원장 기용 검토… “이해찬 대표에게 필요성 제기, 공식 논의나 직 제안한 것 아냐”
더불어민주당이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을 당의 홍보소통위원장으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7일 “한 여권 인사가 사석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안했다고 한다. 다만 공식적으로 논의를 했거나 탁 위원에 직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국민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당에 영입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얘기다. 탁 위원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2016년 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에 동행했을 정도로 문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하지만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과거 책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탁 위원은 언론을 통해 “민주당에서 아직 홍보위원장직을 제안받은 바 없고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탁 위원의 당 영입설은 내년 4ㆍ15 총선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불과 1년 앞두고 4ㆍ3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지역 민심 악화, 여권 지지율 하락 등 민심 이반 조짐이 심상치 않자 홍보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탁 위원 영입이 이뤄질 경우 야당의 강한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 성장 논란, 각종 경제지표 악화, 인사실패 등 청와대와 정부ㆍ여당의 국정운영 능력에 한계가 드러난 시점에서 홍보 전문가를 영입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국정 실패를 쇼로 덧칠하더니, 총선도 쇼로 포장할 셈인가”라며 “청와대나 민주당이나 돌려 막기의 끝판왕”이라고 지적했다.
탁 위원이 홍보위원장으로 영입될 경우 다음 달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할 양정철 전 전 비서관과 함께 문 대통령 측근들이 당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민주연구원 부원장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비서관은 한때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연구원 부원장을 맡아 물밑에서 인재영입을 측면 지원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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