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Hg만 넘어도 심혈관질환 위험 76.7% 높아져
고혈압 기준, 미국은 130㎜Hg, 국내는 140㎜Hg 이상 고수

고혈압 전(前) 단계인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 120~139㎜Hg이어도 심혈관계 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축기 혈압이 130㎜Hg을 넘기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76.7%나 높아졌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문규 교수, 동아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서성환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Korean Health and Genome Study, KHGS)’에서 40~69세 1만38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내용을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연구대상자의 고혈압 진단 기준을 미국과 같이 강화했을 때다.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협회는 지난 2017년 고혈압 기준을 수축기 혈압 130㎜Hg 이상으로 바꿨다. 우리나라는 아직 수축기 혈압 140㎜Hg 이상을 고혈압으로 본다.
연구팀은 바뀐 미국 기준에 맞춰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 130㎜Hg이라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정상인(수축기 혈압 120㎜Hg 미만)보다 76.7% 높았다.
게다가 급성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80.7%나 늘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또한 81.7% 증가한 게 확인됐다. 모두 나이나 성별, LDL 콜레스테롤, 허리 둘레, 흡연력, 공복혈당 등 심혈관계 질환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반영한 결과다.
뿐만 아니라 정상 수치를 조금 넘어선 120~129㎜Hg이라도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은 50.6%,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은 47.2% 높게 집계됐다. 고혈압 전 단계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교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혈압이 정상 기준을 벗어난 경우 발생 가능한 위험을 확인한 연구”라며 “국내 기준으로 고혈압 전 단계라 하더라도 조기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통해 발생 가능한 위험을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저널(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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