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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활성단층 조사결과 발표 예정”…김영석 부경대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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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활성단층 조사결과 발표 예정”…김영석 부경대 교수 인터뷰

입력
2019.04.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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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지진과 지열발전 연관성 메커니즘 여전히 불분명” 

포항지진 원인에 대한 정부조사연구단(이하 연구단)의 공식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온 지 보름여가 지났다. 이를 토대로 더디지만 보상과 복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학계에선 그러나 논쟁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열발전의 영향만으로 단순히 결론 내리기엔 지질학적 메커니즘이 불분명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구년으로 영국에 머물고 있는 지질학 권위자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교수에게 이메일로 학자적 견해를 물었다. 그 역시 “미소지진(규모가 작은 지진)이 본진(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을 촉발시켰다는 (연구단의)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그는 국가 차원의 전국 활성단층 지도를 제작하는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김영석 부경대 교수.
김영석 부경대 교수.

-연구단이 지열발전 실증연구가 규모 3.1 지진(2017년 4월 15일)과 여러 미소지진을 유발했고, 이 지진들이 규모 5.4의 본진을 촉발했다고 결론 내렸다. 동의하나.

“본진 전 발생한 수십번의 미소지진은 대부분 거의 의심할 바 없이 물 주입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물 주입이나 그에 의한 미소지진의 에너지는 규모 5.4의 지진을 발생시킬 만큼 크지 않다. 원래 응력이 이미 충분히 쌓여 있지 않았다면 규모 5.4 지진이 발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미소지진으로 구성된 전진(foreshocks)은 큰 지진 전에 그 응력을 이기지 못하는 작은 단층이 먼저 깨지면서 발생하는 것이지, 이것이 큰 지진을 발생시키는 에너지를 전달하는 건 아니다. 도리어 본진을 일으킬 수 있는 누적된 응력이 주변 작은 단층을 먼저 깨뜨린다.”

-과학계 한편에는 연구단의 조사 결과가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는 시각이 있는데.

“포항지진 이전 울산앞바다 지진과 경주지진이 발생했다는 건 당시 우리나라 남동부에 이미 상당한 응력이 누적돼 있었다는 의미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잔류 응력이 우리나라에까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 응력이 얼마나 쌓여 있었는지는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어떤 자료나 어떤 모델링 기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포항지진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논문이나 연구단의 조사 결과 모두 발생 메커니즘 설명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 발생 메커니즘에 따라 물 주입이 본진에 기여한 정도는 많이 차이 날 수 있다.”

-연구단이 이번 조사 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전국 활성단층 지도를 제작하고 있는) 우리 연구진이 포항지진 이후 주민들의 제보 등을 참고로 해당 지역을 조사하다 지진과 관련성 있어 보이는 단층을 찾아냈다. 연구단이 발견했다는 단층이 아마도 이 단층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지만, 아직 공개하긴 이르다. 일련의 검증을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포항지진의 진원 위치에 대해서도 여전이 엇갈린 의견들이 있다. 연구단은 4㎞ 깊이라고 했는데, 일각에선 6㎞로 더 깊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원의 위치(깊이)는 지하 암석에 대한 가정을 바탕으로 지진파의 속도와 특성 등을 이용해 계산한다. 지하에 어떤 암석이 존재하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으니 가정에 차이가 생길 수 있고, 그래서 깊이 역시 달리 계산될 수 있다.”

-한반도 활성단층 지도 제작은 현재 얼마나 진행됐나.

“활성단층은 ‘최근 큰 지진을 발생시켰기 때문에 미래의 가까운 시기에 다시 활동해 큰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단층’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그 ‘최근’을 지금으로부터 약 260만년 전 이후라고 정의하고 있다. 2017년 시작한 한반도 활성단층 연구는 아직 1단계다. 2021년까지인 1단계에서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을 일으킨 한반도 남동부 조사를 완료하게 된다. 올 연말쯤 조사 내용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원자력발전소가 즐비한 동남권에 또 다른 활성단층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우리 연구진의 관심은 수많은 단층 중 규모 6 이상의 큰 지진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단층을 찾는 것이다. 동남권에도 물론 알려지지 않은 이런 단층이 존재할 수 있다. 새로운 활성단층이 원전 주변에서 발견된다면 먼저 발생 가능한 지진 규모를 산정하고, 기존 설계기준이 이보다 낮다면 보강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지질은 지열발전에 적합하지 않다고 봐야 하나.

“그렇지는 않다. 포항지진을 반면교사로 삼아 위치 선정부터 이후 모니터링, 대처 방안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면밀히 준비해 시도할 필요가 있다.”

-영구중단이 결정된 포항 지열발전소를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도 중요한 숙제다.

“굴착했던 지열정(파이프)을 메우고 봉인할 경우 폐공 처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상의 오염물질이 지하로 유입돼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 오염을 막을 방안이 있고 포항시민들의 이해를 구할 수 있다면 지열정을 연구용으로 보존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지진 전조현상을 연구하는 데 지하수 수위와 특성 변화, 라돈 등 지하에서 방출되는 기체가 중요하게 활용되기 때문에 지열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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