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이동편의를 위한 내부 엘리베이터 공사입니다.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서울 지하철 1ㆍ5호선 신길역 내 한 계단에서는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가 한창입니다. 5호선에서 1호선으로 혹은 반대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꼭 지나야 하는 계단입니다. 2년 전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리프트를 타려던 한모(69)씨가 추락해 숨진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교통약자들을 위해 모든 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역 1동선' 확보 계획입니다. 장애인뿐 아니라 유모차를 동반한 부모,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는 계단 통행이 여의치 않습니다. 이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277개 역 중 엘리베이터가 없는 26개 역에 2020년까지 1동선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중 16개 역에는 구조적으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승강장부터 지상까지 엘리베이터가 이동하는 공간이 확보돼야 하는데 중간층에 환기실 설비가 있거나 지상부에 차도가 나 있는 탓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들 역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을 준 상황입니다.
동시에 ‘환승 시 1동선’을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환승할 때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야 하는 역을 23개로 파악합니다. 한씨 사고에서 보듯 장애인단체들은 휠체어리프트를 ‘죽음의 리프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신길역을 비롯한 4개 역에서는 엘리베이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19개 역에서는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교통약자도 활보할 수 있는 지하철, 언제쯤 가능해질까요?
기획=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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