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작은 불씨 순식간에 되살아나, 진화 후에도 경계태세 유지
5일 강원 고성 외에도 인제와 강릉, 부산과 경북 포항, 충남 아산 등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나 산림 피해가 속출했다. 대규모 인력이 나서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에 남은 불씨가 계속 되살아나면서 피해 면적도 확대됐다.
5일 강원 강릉시 옥계면 산불은 불이 나고 17시간만인 오후 4시54분쯤 큰 불길이 잡혔다. 전날 밤부터 시작된 강릉 산불은 동해시 망상 일대까지 확산됐고, 강릉과 동해지역 산림 250㏊가 잿더미가 됐다. 이 불로 1명이 다치고 주택 110여채와 차량 2대가 피해를 입었다.
강원 인제군 남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5일 오후 5시 현재 70%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인제 산불로 임야 등 25㏊가 탄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과 경북 포항, 충남 아산에서는 힘들게 껐던 산불이 재발화했다.
임야 20㏊가 탄 부산 해운대 운봉산 산불은 5일 오전 0시10분쯤 재발화했다. 운봉산은 지난 3일 처음 불이나 진화된 후 벌써 세 차례 발화했다. 다시 일어난 산불에 한밤 중 놀란 기장군 사등마을 주민 22명이 긴급 대피했다. 오전 2시2분쯤에는 운봉산에서 직선거리로 13㎞ 떨어진 부산 기장군 남대산 중턱에서 산불이 나 임야 4㏊가 탔다.
5일 오전 3시쯤에는 포항 대송면 운제산 정상에서 한 차례 재발화한 산불이 다시 발생해 5시간만에 진화됐다. 운제산은 지난 3일 오후 불이 나 산림 3㏊가 타고 10시간 만에 꺼졌다가 4일 오후 다시 발화해 5시간 만에 진화됐다. 한 시간 뒤에는 포항 창포동 마장지 뒷산에 불이나 소방차 11대와 공무원, 소방관 등 200여명이 출동해 불을 껐다.
아산시 설화산 산불도 다시 타올랐다. 5일 오전6시30분쯤 설화산 정상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며 불이 났고, 공무원 500여명과 헬기 3대 등이 동원돼 진화에 나섰다. 설화산은 지난 4일 오전 11시48분쯤 불이나 임야 5~6㏊를 태우고 9시간 만에 진화됐으나 밤사이 불씨가 되살아났다.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에 작은 불씨가 쉽게 되살아나자 진화 후에도 복귀하지 않고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작은 불티도 순식간에 타오른다”며 “뒷불이 없는지 계속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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