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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주관 방송사 맞나… KBS 늦은 특보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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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주관 방송사 맞나… KBS 늦은 특보 ‘빈축’

입력
2019.04.05 16:47
수정
2019.04.05 17:4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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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 ‘오늘밤 김제동’ 20분 방송하다 특보로 변경… 대피 정보도 미흡 

KBS1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KBS 제공
KBS1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KBS 제공

공영방송 KBS는 강원 고성군 산불이 급속히 번지는 상황에서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방송해 재난주관방송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KBS1은 4일 오후 11시5분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했다. 당시 고성군의 도로변에서 오후 7시쯤부터 시작한 불이 속초시까지 번져 소방청에서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상태였다. 화재로 1명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KBS1은 당일 오후 10시53분부터 8분 가량 뉴스특보로 산불 소식을 알렸지만, 이후에는 정규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했다. 해당 방송은 20분 가량 진행되다가 “속초 상황이 심각해져서 방송을 마치고, 바로 뉴스 특보로 진행하겠다”며 급히 마무리됐다. 국가기간방송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셈이다.

재난주관방송사로서도 미흡한 모습이었다.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따르면 KBS 등 방송사는 재난방송을 할 때 재난지역 거주자와 이재민 등에게 대피 및 구조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KBS는 보도프로그램 ‘뉴스9’ 이후 첫 뉴스특보에서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앵커가 피난민과 전화 인터뷰에서 “산불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대피한 곳에서도 불이 보이는가”라고 물으며 화재 상황을 중계하는 데 치중했다.

KBS는 비상방송 매뉴얼에 충실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KBS는 “당초 오후11시부터 40분 편성된 ‘오늘밤 김제동’은 생방송이어서 속보와 특보를 개시할 수 있기에 방송을 개시했다”며 “오프닝 멘트부터 산불 소식을 전했으며, 현장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본격 특보로 이어나갈 것을 결정해 20분만에 급히 방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KBS는 “피해 내용과 규모, 확산 속도에 따라 단계별로 재난방송 수준을 조정했으며, 지상파 방송 중 처음으로 뉴스특보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SBS 또한 재난방송에 소홀했다. SBS는 4일 예능프로그램 ‘가로채널’을 방영하던 중 오후 11시52분부터 6분 간 산불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다시 예능프로그램을 재방영했으며, 5일 0시38분이 돼서야 ‘나이트라인’을 통해 재난 소식을 전달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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