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로이킴과 에디킴의 변명 같은 입장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킴(본명 김상우)과 에디킴(본명 김정환)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 로이킴은 경찰과 귀국 일정을 조율 중이고, 에디킴은 지난달 31일 경찰에 출석해 2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은 구속된 정준영이 불법 촬영 영상물을 유포한 카카오톡 대화방 참여자인 것으로도 알려져 더욱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이킴과 에디킴의 소속사 측은 각각 한 차례씩의 공식입장을 냈다. 먼저 로이킴 측은 지난 3일 사과 의사 표시가 빠진 "현재 미국에서 학업 중이나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해 조사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입건 소식이 4일 알려졌음에도 로이킴 측은 추가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채 계속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에디킴 소속사는 4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이후 "에디킴은 단톡방에 속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몰카 등 불법 영상물을 촬영하거나 유포한 적이 없음이 확인됐다. 다만 온라인상에 떠도는 선정적인 사진 한 장을 올린 사실이 확인돼 조사를 받았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히 깨닫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이들의 입장은 많은 부분이 아쉽다. 들어가야 할 내용보다 없어도 될 내용, 이른바 '투 머치 인포메이션(TMI)'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로이킴 측은 사과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대신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유를 "학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로이킴의 직접 촬영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유를 불문한 로이킴의 빠른 귀국이 필요하다.
피의자 신분의 에디킴 또한 음란물 유포 혐의보다 "불법 영상물을 촬영하거나 유포한 적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에디킴이 유포한 음란물에 대해서는 "선정적인 사진 한 장"이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정보도 밝혔다.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반성하기보다 변명에 가까운 태도다. 범죄의 경중은 에디킴 측이 아닌 경찰이 수사를 통해 판단할 문제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피해자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로이킴과 에디킴 모두 '정준영 카톡방' 멤버로 알려진 만큼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영상물을 봤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정준영과 로이킴, 에디킴은 최근에도 웹예능 'FC앙투라지'에 함께 하는 등 친분을 이어왔다. 서로의 잘못을 덮어주는 그릇된 우정은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다.
지난 2012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4'에서 인연을 맺고 7년 째 우정을 이어온 정준영, 로이킴, 에디킴은 몰락도 같이 하고 있다. 용서 받기 어려운 범죄 행위지만, 진심으로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는 태도는 필요하다. 입건된 로이킴과 에디킴이 피의자로서 자신의 행위를 충분히 자각하고 발표할 정식 사과문을 기다리는 대중이 많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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