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년, ‘푸조형제 회사(Peugeot-Frere et Compagnie)가 탄생했다.
이 회사는 장 피에르 푸조 2세(Jean Pierre Ier Peugeot II), 장 프레데릭 푸조(Jean Frederic Peugeot)가 설립한 회사로 냉간 압연 방식으로 톱과 시계 부품, 시계 기구 및 각종 생활 용품을 시장에 내놨다. 이후 푸조형제 회사는 재봉틀과 공구 박스, 우산 프레임 등 다양한 생활 용품을 제작,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889년, 푸조는 증기기관 차량 전문가인 레옹 세르폴레(Leon Serpollet)의 기술 지휘 아래 푸조의 첫 번째 자동차 ‘세르폴레 푸조(Serpollet-Peugeot)’를 발표하며 자동차 산업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1897년 푸조 자동차(Societe Anonyme des Automobiles Peugeot)를 설립하며 푸조 자동차의 자체 개발 및 생산을 시작한다.
푸조 601, 그리고 40년의 공백
1934년 푸조는 601 세단으로 명명된 플래그십 모델을 선보인다. 당대의 기준으로는 무척이나 긴 전장과 휠베이스, 그리고 우람한 체격을 갖춘 차량이었기 때문에 데뷔와 함께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있었다. 당당한 풍채,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디자인 그리고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파워트레인의 탑재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판매에서는 아쉬운 모습이었다.
실제 푸조 601 세단은 2년 동안 4,000대의 판매에 그치며 곧바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40년 만에 부활한 푸조 플래그십
601 세단이 사라진 이후 푸조는 중형 이하의 차량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며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실제 푸조의 역사를 살펴보면 601 세단 이후, 그리고 604 세단의 등장 사이에 정말 다양한 차량들이 데뷔하고 인기를 끌었던 걸 확인할 수 있다.
나름대로의 성장기를 거쳤지만 푸조에게 플래그십 세단은 늘 허전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럴까? 푸조는 1975년 넉넉한 체격을 갖춘 세단 모델, 푸조 604를 공개했다.
푸조 604 세단은 4,720mm의 전장과 1,770mm의 전폭 그리고 1,435mm의 전고를 갖췄다. 지금의 기준으로는 중형 세단의 느낌이지만 당대는 말 그대로 '준대형' 세단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넉넉함을 갖췄다.
차량의 디자인은 당대 명 디자이너로 명성이 높았던 피닌 파리나의 손 끝에서 완성되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각이 진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그리을 갖췄지만 보닛 라인은 유려한 곡선으로 그려져 더욱 심미한 매력을 과시했다.
측면과 후면 디자인은 단조롭게 느껴지지만 긴 휠베이스와 깔끔한 구성 덕분에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40년 만에 부활이지만 '플래그십의 가치'를 확실히 과시할 수 있었다.
푸조 604 세단은 시장과 판매 시기에 따라 네 가지 엔진을 활용했다. V6 2.7L 엔진과 2.8L 엔진은 물론이고 4기통 2.3L 디젤 엔진을 두 종류를 마련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변속기는 4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호평을 받은 존재
푸조 604 세단은 40년 만에 부활이었던 플래그십 세단이었던 만큼 평단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실전에서 호평을 받으며 '푸조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실제 유럽의 여러 언론들은 당대 프리미엄 세단으로 평가 받는 BMW 5시리즈나 재규어 XJ 등과 비교를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고, 되려 더욱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푸조 604는 '푸조 플래그십'이라는 낯선 존재감 때문인지 15만 여 대 정도의 생산, 판매에 그치고 605에게 그 바통을 넘겼다.
제주도에서 만날 수 있는 푸조 604 세단
제주도에 마련된 제주 푸조·시트로엥 박물관에는 1975년 제작된 푸조 604 세단을 만날 수 있다. 이 차량은 2.3L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4단 변속기를 탑재한 사양으로 최고 135마력을 내며 최고 속도는 160km/h에 이른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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