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 청와대 인사강행 새 증언
김학의 자택 첫 압수수색… 윤중천과 입맞췄나 살필 듯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이 2013년 김학의 법무부 차관 내정에 맞춰 당시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김학의 동영상이 진짜인 것 같다’는 내용의 대면보고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검찰이 김학의 전 차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같은 증언이 당시 수사외압 의혹을 규명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할지 주목된다.

당시 경찰 수사팀 핵심 관계자는 4일 “2013년 3월13일 법무부 차관 내정 발표가 난 직후 당시 경찰청 범죄정보과장과 계장이 청와대에 들어가 이중희 민정비서관에게 ‘김학의 동영상’에 대해 상세히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당시 접촉한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동영상이 촬영된 경위,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 중엔 김학의도 포함돼 있다는 내용과 함께 조만간 동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까지 이 비서관에게 보고했다”며 “경찰 보고에 이 비서관이 ‘알았다’는 답변까지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 비서관의 긍정적인 답변에 내정 취소를 기대했던 경찰 수사팀은 이틀 뒤 차관 임명 소식에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의 ‘허위 보고’ 주장에 대해 “당시 경찰이 시중에 도는 영상을 그대로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를 설득해 영상을 구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동영상을 갖고 있지 않다던 경찰이 13일에야 입수했다고 왔는데 그걸 확인하려던 시점에 대대적인 언론에 보도가 나왔다”며 “경찰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검찰 김학의 사건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이날 김 전 차관 자택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단은 2013년 당시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한 경찰청에도 일부 인력을 보내 수사기록이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수사단은 뇌물수수 혐의 등 피의자로 김 전 차관을 입건한 뒤, 법원에 영장을 발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 구성 엿새 만에 전격적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 전 차관과 윤씨의 휴대전화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단은 최근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사건이 재차 부상한 이후 김 전 차관과 윤씨가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입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한 정황은 없는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은 과거 성접대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2013년 당시에는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았다. 또 당시 경찰은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돈이 든 것으로 보이는 봉투를 건네는 걸 목격했다"는 취지의 참고인 진술을 받았지만 공소시효 등 문제로 수뢰 혐의를 본격 수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로 시작된 검찰 재수사에서는 2005∼2012년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는 뇌물 수수 혐의가 핵심 수사대상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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