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7가구 35명 인근 초교로 대피
당국 “헬기 철수ㆍ밤샘 방어선 구축”
컨테이너ㆍ비닐하우스 5곳도 ‘잿더미’
건조특보가 내려진 강원 인제군 산지에서 4일 오후 산불이 발생, 강한 바람을 타고 축구장 14개 면적의 산림이 쑥대밭이 됐다. 산림당국은 일몰 후 진화헬기가 철수하자 민가 보호를 위한 방어선 구축 등 밤샘 대비태세로 전환하고 불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산불은 이날 오후 2시50분쯤 인제군 남면 남전리 약수터 인근 야산에서 일어났다.
불이 나자 당국은 헬기 9대와 펌프차 등 장비 36대, 인력 543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초속 7m의 강한 바람을 타고 불똥이 능선 세 군대로 순식간에 옮겨 붙어 불길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산림ㆍ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 25분을 기해 강원도 전역과 타 시도 소방 인력ㆍ장비까지 지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하고 진화에 나섰으나 불길을 잡지 못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이 불로 축구장 14개 면적인 산림 10㏊가 잿더미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전리 농가 인근 컨테이너 4동과 비닐하우스 1곳도 불에 탔다.
불길이 오후 한때 인제대교로 이어지는 도로와 마을 앞까지 번지자 남전리 주민 17가구, 35명이 부평초교로 대피했다. 남전리 약수터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강한 바람을 타고 불똥이 옮겨 붙으면서 기름통을 쌓아 놓은 곳까지 불이 번져 마을 전체를 삼킬 뻔 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날 오후 7시쯤 해가 지면서 진화헬기 9대가 모두 철수하자 당국은 황골과 남전약수, 가로리 등지에 펌프차와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5일 날이 밝는 대로 헬기 등 가용 가능한 장비, 인력을 모두 투입해 불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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