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와 영종도를 연결한 영종대교 북단의 2단계 준설토투기장이 수도권매립지 대체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준설토투기장의 대체 매립지 선정 반대를 골자로 한 인천시 온라인 시민 청원 참여 인원은 2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답변 기준인 3,000명을 넘어섰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환경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지난달 19일 대체 매립지 조성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용역사로부터 제출 받아 검토 중이다. 보고서에선 대체 매립지에 인천ㆍ경기지역 4곳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영종도 2단계 준설토투기장이 대체 매립지 후보로 거론되면서 영종과 인근 청라, 검단 주민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준설토투기장을 수도권매립지로 강행할 경우엔 집회와 주민소환 등 집단 행동도 예고했다. 항만이나 항로 수심 유지를 위해 퍼낸 모래가 쌓여진 2단계 준설토투기장의 크기는 416만㎡ 규모다.
김원곤 영종국제도시 비상대책위원장은 “외국인들이 오가는 대한민국 관문에 쓰레기 매립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며 “주민들 사이에 영종대교를 폭파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주민들은 쓰레기 매립지가 들어서면 철새 산란지가 파괴되고 침출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환경까지 오염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영종대교 남단의 1단계 준설토투기장에서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 조성사업 등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1일 영종도 대체 매립지 선정에 반대하는 ‘청라ㆍ영종ㆍ검단이 우습게 보이나요?’란 제목의 온라인 시민 청원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3,063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30일간 3,000명이 공감한 청원의 경우엔 청원 종료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시에서 답변을 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대체 매립지 선정은 환경부와 3개 시ㆍ도가 함께 추진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2단계 준설토투기장이 후보에 포함됐는지 여부 등을 독자적으로 확인해줄 수가 없다”며 “현재 수도권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대체 매립지 유치 공모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만약 희망하는 곳이 있다면 용역 결과는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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