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지급 시 탈세 제보와 행정소송 방침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지난달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퇴직금이 7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다시 비난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국회 상임위에 출석했던 조 회장.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직을 박탈당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퇴직금이 7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단체는 회사 경영에 보탬이 되지 못한 조 회장에게 퇴직금 전액을 지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대법원 판례나 국세청 사례에서도 회사의 경영 실적, 재무 상황을 반영해 사회적 통념에 맞게 지급해야 된다”면서 퇴직금 전액 지급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소장에 따르면 조 회장의 퇴직금은 월 급여 약 3억원에 근속연수 39년을 곱하고 다시 지급배수 6을 곱해 7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급배수인데, 김 소장은 “2015년 주총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반대했으나 조 회장 일가가 50% 이상 우호 지분을 획득하다 보니 큰 물의 없이 (지급배수 6배 안이)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주총에서 정했다고 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을 무시한 채 대주주의 어떤 의도로 이뤄졌다면 배임 혐의까지도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경영 실적도 좋지 않아 전액 지급을 요구할 형편이 못 된다는 게 김 소장의 주장이다. 조 회장이 CEO(최고경영자)로 활동한 게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0년간인데 IMF 직후인 1999년에도 135%로 양호하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2018년 707%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언제 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부채비율”이라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자산 감소도 문제 삼았다. 그는 “지난 20년간 조종사, 승무원들이 일해서 번 돈이 29조원에 달하는데 회사의 순자산은 1조원이 감소했다”면서 “조 회장 일가가 한진해운을 돕기 위해 8,000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조현아씨가 몇천억원을 들여서 남편 병원을 세워주고 하는 엉뚱한 재무활동으로 1조원 가량을 날려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조 회장이 퇴직금을 전액 수령할 경우 소송까지 갈 계획이다. 김 소장은 “지급하면 그날로 국세청에 탈세 제보할 것이고 가능하면 행정소송 절차도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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