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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지던 여영국, 개표율 99.98% 때 짜릿한 역전… 정의당 지옥서 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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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지던 여영국, 개표율 99.98% 때 짜릿한 역전… 정의당 지옥서 천국으로

입력
2019.04.04 00:22
수정
2019.04.04 01:3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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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ㆍ3 보선, 희비 갈린 정치권] 

 황교안 1승1패 첫 시험대 통과, 선거 올인 체면치레 

 이해찬, 악재 속 최악 피해… 손학규, 참패로 치명타 

[저작권 한국일보] 경남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선거사무소에서 막판 역전을 한 뒤 환호를 외치며 손을 들고 있다. 창원=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2019-04-03(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경남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선거사무소에서 막판 역전을 한 뒤 환호를 외치며 손을 들고 있다. 창원=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2019-04-03(한국일보)

경남 창원성산에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와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막판까지 피말리는 예측불허의 접전을 벌인 끝에 여 후보가 0.54%포인트차로 극적으로 승리하면서 각 당 지도부의 희비가 엇갈렸다. ‘노회찬 지역구 사수’와 민주평화당과의 원내교섭단체 재건이 걸려 있는 정의당은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예상 밖 선전으로 2석을 모두 가져오는 압승을 기대했던 한국당은 3일 오후 11시 25분, 개표가 99.98% 이뤄진 시점에 정의당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날 오후 9시쯤 한국당 선거상황실이 마련된 영등포 당사는 개표 시작과 동시에 강 후보가 여 후보를 7~8%포인트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한선교 사무총장 등이 당직자들에게 표정관리를 주문할 정도였다. 오후 9시 30분쯤 당사에 도착한 황교안 대표 역시 표정관리에 신경 썼다.

그러나 오후 11시를 전후해 표차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이내 가라앉았다. “사전투표함을 개봉하면서 정의당으로 판세가 뒤집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당직자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오후 11시 23분쯤 TV중계화면에 정의당 지도부가 기뻐하는 장면이 나오자 황 대표는 두 손을 모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고, 2분 후쯤 판세가 역전되자 나 원내대표는 놀란 표정으로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4.3 보궐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19.4.4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4.3 보궐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19.4.4 연합뉴스

반면 정의당은 판세가 뒤졌던 초반에는 통한의 눈물을, 역전으로 마무리한 후반부에는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개표 초반인 오후 9시쯤 강 후보가 예상 밖으로 선전하자 여 후보 캠프 사무실이 술렁이더니 일부 지지자는 눈물을 흘렸다. 오후 10시 40분을 전후한 시점에도 표차가 줄지 않자 침울 그 자체였다. 그러다 오후 11시가 지나 여 후보가 강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잠정 집계 소식이 들리자 캠프 내에 화색이 돌더니 이정미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는 끝내 눈물을 훔쳤다. 이어 판세가 뒤집어지자 지지자들은 모두 일어나 두 손을 맞잡고 “이정미”와 “여영국”을 연호했으며 심상정 전 대표는 여 후보를 껴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여 후보는 “권영길, 노회찬으로 이어온 창원성산 진보정치 자부심에 여영국의 이름을 바로 새겨 주셔 감사하다”는 당선소감을 밝혔다.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2석 이상의 무게’를 지닌 4ㆍ3 보궐선거 결과에 여야 대표들의 정치적 운명도 갈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사실상 나란히 ‘1승 1패’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 대표는 자존심을 지키며 무난하게 총선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여 후보의 당선으로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유지를 받드는 것은 물론 평화당과 함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해졌다.

‘2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막판 역전을 허용한 황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과 고성군수를 모두 민주당에 내줬던 통영ㆍ고성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한 점이 고무적이다. 창원성산에서 패하긴 했지만 강 후보가 범여권 단일화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면서 창원에 원룸을 마련해 선거에 올인한 황 대표는 체면을 차리게 됐다. 황 대표는 개표 종료 후 “이번 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국민 뜻을 잘 받들어 반드시 다음 총선에서는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40분쯤 입장문을 통해 “여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민주당과 정의당 공동의 승리이자 창원성산의 미래를 택한 시민 모두의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창원에 거처를 마련하며 선거 지원에 올인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이재환 후보가 3.57%의 득표율에 그치면서 거취는 물론 정계 은퇴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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