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3 국회의원 보선]
창원성산, 여영국 504표 차 신승… 통영ㆍ고성은 한국당 정점식 당선
‘장관후보자 낙마 정국’ 표심 작용… 투표율 51.2% 재ㆍ보선 사상 최고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부산경남(PK) 민심을 가늠할 4ㆍ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권이 극적으로 방어에 성공했다. 2곳의 선거결과 ‘1 대 1’로 승패를 주고받으며 여야 모두 최악의 성적을 피해 대치정국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보벨트’인 경남 창원성산에서 예상을 깨고 자유한국당이 막판까지 선전해 현 정부를 향한 영남민심에 빨간불이 켜졌음이 확인됐다. 이번 보궐선거는 역대 재보선 사상 최고수준인 51.2%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진보·보수 지지층이 총결집하는 보기드문 선거전으로 기록됐다. 경남지역 2곳뿐인 ‘미니선거’지만, 장관 후보자 2명이 낙마한 인사청문정국 한복판에서 치러져 검증부실 논란이 일정부분 표심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일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ㆍ고성 등 PK지역 2곳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범여권과 한국당이 각각 한곳씩 승패를 나눠가졌다. 산업단지가 밀집해 전통적으로 정의당 후보 강세인 창원성산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인 여영국 정의당 후보는 득표율 45.75%(4만2,663표)로, 강기윤 한국당 후보(득표율 45.21%ㆍ4만2,159표)를 504표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
여 후보가 승리하면서 최근 4차례 총선에서 3차례나 진보성향 후보가 당선된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내용적으론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업계 최대기업인 두산중공업과 협력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역경제가 휘청거리자, 일부 노동계 표심이 여권 단일후보에서 이탈해 한국당 후보 득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 텃밭인 통영ㆍ고성에선 예상대로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59.47%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23.48%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정 후보가 승리하면서 이 지역은 ‘한국당 불패신화’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패배도 만회하는 셈이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적극적인 예산투입을 약속했지만, 경기침체로 달아오른 성난 민심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20대 총선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민주당은 30%대의 득표율에 위안을 삼았다.
5ㆍ18 망언 등 한국당 일부 인사들이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김학의 성접대’ 이슈가 돌출하며 선거가 여당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개각 인사참사’와 소득주도성장 등 일방적 경제정책 등에 대한 불만도 표심에 반영돼 한국당 후보의 선전으로 표출됐다. 선거전 막판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경남 FC 축구경기장 유세 논란은 여권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유일하게 치러진 전주시라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선 민주평화당에 패배했다.
문재인 정부 2년이 지나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에다 내년 총선 전에 치러진 마지막 선거란 점에서 여야 모두 당내 체질강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창열 용인대 교수는 “여권이 생각보다 고전한 것은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도 작용했겠지만, 정부와 여당의 교만함이 더 큰 원인이다”며 “겸허하게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번 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철원 기자 strong@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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