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주일 중국대사인 청융화(程永華) 주일본 중국대사의 후임으로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날 중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전하며 “중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동의를 구하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NHK도 “중국이 주일 중국대사 교체 작업에 들어갔고 청 대사는 이르면 5월 초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 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쿵 부부장은 헤이룽장(黑龍江) 출신 조선족이다. 상하이(上海) 외국어학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으며 일본 체류기간이 15년에 이르는 ‘지일파’다. 능숙한 일본어로 일본 정ㆍ관계에도 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쿵 부부장이 기용될 경우 청 대사에 이어 연속으로 일본 전문가를 주일 중국대사로 임명되는 셈이다. NHK는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중일 정상회담 이후 회복되는 중일관계를 가속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쿵 부부장은 2005~2011년 주일 중국대사관에서 공사 등을 역임한 뒤 주베트남대사, 아시아국장 등을 거쳤다. 현재 아시아지역과 조약ㆍ법률사무 등 외에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겸하고 있는 등 북한 문제에도 정통한 인사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쿵 부부장의 후임 주일 중국대사로 유력하다는 보도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대사의 임명과 직무수행은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청 대사는 2010년 2월 취임한 이래 재임기간만 9년이 넘는 주일 중국대사 중 최장기 재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린성(吉林)성 출신인 그는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이후 중국 정부가 일본에 파견한 유학생으로 선발돼 와코(和光)대학과 소카(創價)대학 등에서 수학했다. 이후 2003년 주일공사로 근무하는 등 일본 체류기간이 25년이 넘어 중국 내 최고의 일본 전문가로 손꼽힌다.
일본 언론들은 청 대사의 재임기간 중인 2012년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시기도 있었지만, 청 대사가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중일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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