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만찬 자리서… “시진핑 ‘왕’이라 하니 좋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났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춘계 만찬 자리에서 자신의 치적 및 언행을 선전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 산책을 했다. 그는 합의준비가 안 돼 있었다. 괜찮다. 왜냐면 우리는 아주 잘 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또 “그에게 누군가 그런 말을 하고 떠난 것은 처음”이라며 “그(김정은)가 이전에 겪지 못했던 일이다. 아무도 (그런 식으로) 떠난 적이 없지만 나는 그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안 돼 있지만 우리는 합의를 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자신의 치적을 두루 자랑하는 한편, 정적들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당신은 왕(king)”이라고 밝히자, 시 주석이 웃으며 좋아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나는 왕이 아니라 주석’이라고 했지만, ‘아니다. 당신은 종신 주석이니 왕’이라고 얘기하자 시 주석이 허허 웃으면서 좋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시 주석에게 중국이 어떻게 미국에 피해를 줬는지 강하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주요 대선주자이자 최근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도마에 올렸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심한 사회주의자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이 그를 잘 보살피고 있는 것 같다”며 “그들이 바이든을 잡았다”고 운을 뗐다. 이는 민주당 다른 대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최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미투 관련 행동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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